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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과 관계 어떻게 하나"…브라질 정부 내에서 이견 팽팽
관리자 | 2019-03-20 |    조회수 : 1114
"中과 관계 어떻게 하나"…브라질 정부 내에서 이견 팽팽

송고시간 | 2019-03-20 02:09

경제장관 "中 투자받을 것"…외교장관은 親美 일변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이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를 두고 브라질 정부 내에서 각료들 간에 이견이 팽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사령탑인 파울루 게지스 경제장관은 미국 못지않게 중국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실용적인 입장이지만,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외교장관은 노골적인 친미(親美)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게지스 장관은 전날 워싱턴 DC의 미국-브라질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업인·투자자 간담회 연설을 통해 "브라질은 중국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면서 미국 기업의 인프라 분야 투자를 촉구했다.

게지스 장관은 "여러분들이 오래전부터 중국과 비즈니스를 하는 것으로 아는데, 우리는 왜 할 수 없나"라면서 "그들(중국)이 브라질의 인프라 분야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나도 미국을 좋아하지만, 이익이 되는 상대와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중국은 우리와 춤추기를 바라고 우리에게 투자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브라질을 앞세워 중국의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영향력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사실을 고려하면 상당히 도발적인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다.

반면에 아라우주 장관은 친미 외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아라우주 장관은 지난 11일 브라질의 외교관 양성기관인 히우브랑쿠 연구소에서 한 강연을 통해 철광석과 대두를 수출하기 위해 영혼을 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산 철광석·대두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아라우주 장관은 "우리는 철광석과 대두를 보다 많이 수출하기를 바라지만, 이 때문에 우리의 영혼을 팔지 않을 것이며 이는 분명한 원칙"이라면서 "브라질은 단지 통상 문제에만 외교를 국한하지 않을 것이며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브라질이 그동안 미국 대신에 중남미와 유럽, 브릭스(BRICS)와 가까워지려는 외교 노선을 추구한 것을 '잘못된 선택'이라고 표현하면서, 이들은 브라질의 발전을 위해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파트너들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중국과의 협력이 브라질에 이익이 되는지 의문이라면서 "중국은 브라질의 중요한 통상 파트너가 됐으나, 우연히든 아니든, 이때 브라질은 침체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라우주 장관의 발언은 브라질 농축산업계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농축산업계는 연방의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이런 발언은 브라질-중국 관계를 해칠 수 있으며 브라질산 농축산 제품의 수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중국 측에서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친미 행보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재경망(財經網)은 중국-브라질 관계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으며 중국의 브라질에 대한 투자에도 상당한 제한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사회과학원 브라질 연구센터의 저우 지웨이 소장은 "보우소나루 정부는 미국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면서 "그동안 브라질 정부가 신흥국과 협력을 중시해온 것과는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과 브라질은 이미 고도의 보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친미 행보 때문에 중국-브라질 관계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지난 2009년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 아랍권을 제치고 브라질의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로 떠올랐다. 지난해 브라질은 중국에 622억 달러를 수출했고 347억 달러를 수입해 275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2009년 이래 중국의 브라질에 대한 투자는 540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 자본에 의해 이뤄진 기업 인수·합병(M&A)만 56건, 448억 달러다.

fidelis21c@yna.co.kr

2019/03/20 02:0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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