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극우성향 리우 시장 탄핵 위기…정치적 파장 주목
송고시간 | 2019-04-03 07:41
시의회, 압도적 찬성으로 탄핵 절차 개시 승인…3개월 후 탄핵 표결
브라질에서 극우성향 정치인의 한 명으로 꼽히는 리우데자네이루 시장이 탄핵 위기에 몰렸다.
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리우 시의회는 이날 전체회의 표결을 통해 찬성 35표·반대 14표·기권 2표로 마르셀루 크리벨라 시장에 대한 탄핵 절차 개시를 승인했다.
크리벨라 시장은 옥외 시설물과 공공 광고물 계약과 관련해 입찰을 거치지 않고 특정 업체에 혜택을 주는 등 재정회계법에 규정된 의무를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의회는 앞으로 90일간 크리벨라 시장의 입장을 청취하는 등 조사 과정을 거치게 되며, 3개월 후 탄핵 표결을 통해 전체 시의원 51명 가운데 3분의 2인 34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이 확정된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에 시장직은 정상적으로 유지된다.
시장의 거취와 관련된 문제이긴 하지만, 만일 탄핵이 확정되면 정치적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좌파 노동자당(PT)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이후 지난 2016년 지방선거부터 계속된 우파 강세 현상에 제동이 걸리는 실마리가 될지 모른다는 관측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브라질공화당(PRB) 소속인 크리벨라 시장은 2016년 지방선거 결선투표에서 59.4%의 득표율로 좌파 정당 후보를 여유 있게 누르고 당선돼 화제를 모았다.
크리벨라 시장은 1999년에 쓴 책에서 가톨릭 신자를 악마로 묘사했는가 하면 힌두교도가 자녀들의 피를 마신다고 적었고 동성애자 역시 사악하다고 표현해 논란이 됐다. 아프리카계 종교가 사악한 영혼을 숭배한다고도 했다.
그는 자신의 억만장자 삼촌이 세운 복음주의 대형 교회인 '신의 왕국의 보편 교회'의 성직자 출신으로, 높은 범죄율에 신음하는 리우에 법과 질서를 가져다주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크리벨라 시장은 취임 후 카니발 축제와 동성애자 축제에 대한 재정지원을 축소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좌파 정당 시의원들은 크리벨라 시장을 종교적 근본주의자로 지목하면서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기준으로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fidelis21c@yna.co.kr
2019/04/03 07:4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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