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4개 농업단체 소속 농민들이 정부의 농축산물 수출세 인상 조치에 항의해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가두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고 아르헨티나 국영 텔람(Telam) 통신이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농업단체들이 정부와의 협상 진행 여부를 놓고 토론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농민들은 일부 지역에서 고속도로를 가로막은 채 피켓을 들고 가두시위를 벌였다.
농업단체들은 지난 2일 "정부와의 협상을 위해 1개월로 설정한 파업 중단 기간이 종료됐다"면서 시위 재개 사실을 알리고, 정부가 수출세 인상 조치 철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파업 사태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농업단체들은 당초 아르헨티나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파업이나 고속도로 봉쇄 등은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막상 시위가 재개되자 농민들이 쌓인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출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르헨티나 농업협회(FAA) 등 4개 단체들은 지난 3월 11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인플레 억제를 내세워 농축산물 수출을 줄이기 위해 수출세 인상 조치를 발표하자 13일부터 즉각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지난달 2일까지 21일간 계속된 파업으로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비롯한 주요 대도시에 주식인 쇠고기 공급이 중단되고 야채와 과일 가격이 급등하는 등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정부와 농업단체는 오는 6일 중 협상을 갖기로 했으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여전히 수출세 인상을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다.
농업단체들은 "농축산물 수출이 국내 인플레율 상승을 가져온다는 정부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정부와 농업 부문 간의 갈등을 푸는 유일한 길은 수출세 인상 조치를 철회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