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전 대통령 입 풀리나…대법원 '옥중 인터뷰' 허용
송고시간 | 2019-04-19 10:01
정치적 파장 주목…좌파진영 결집, 룰라 석방 운동에도 힘 실릴 듯
브라질 연방대법원이 부패혐의로 수감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 대한 언론 인터뷰를 허용했다.
지아스 토폴리 연방대법원장은 18일(현지시간) 유력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가 요청한 룰라 전 대통령 '옥중 인터뷰'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토폴리 대법원장은 폴랴 지 상파울루 외에 다른 매체에도 인터뷰를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신문은 지난해 9월 룰라 전 대통령이 2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언론과의 접촉을 금지한 것은 아니라며 연방대법원에 인터뷰 허용을 요청했다.
이 신문은 유명 칼럼니스트가 남부 쿠리치바 시내 연방경찰에 수감된 룰라 전 대통령을 면담하는 형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한 대법관은 언론 자유와 개인의 자기 방어권을 폭넓게 인정한다는 취지로 룰라 인터뷰를 허용했으나 다른 대법관은 인터뷰 불허 결정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일부 우파 정당은 룰라 전 대통령에게 언론 인터뷰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연방대법원에 전달하기도 했다.
정치권은 수감 중에도 여전히 좌파진영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룰라 전 대통령의 언론 인터뷰가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로 지난 2017년 7월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 지난해 1월 2심 재판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4월 7일부터 남부 쿠리치바 시내 연방경찰에 수감된 상태다.
룰라 전 대통령은 수감 상태에서도 쪽지와 서한, 측근의 전언 등을 통해 좌파 노동자당(PT)에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고 있으며 노동자당은 이를 충실히 이행하는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노동자당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연금개혁 시도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전선을 형성하는 데도 룰라 전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인터뷰가 이어지면 룰라 석방 운동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대선에서 노동자당 후보였던 페르난두 아다지 전 상파울루 시장은 룰라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고 반(反) 보우소나루 세력을 결집한다는 전략에 따라 지난 5일부터 전국을 도는 정치 캐러밴에 나섰다.
이에 맞춰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상파울루에서 열린 세미나에 보낸 서한을 통해 지난해 대선에서 절대다수 국민의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는 사실 때문에 자신이 수감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나의 무죄를 입증하고 '진짜 도적'들이 처벌받을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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