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대륙 12개국이 유럽연합(EU)을 본뜬 남미국가연합(UNASUL) 창설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3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리는 정상회의를 통해 기구 창설을 위한 이행서가 채택될 예정이라고 EFE 통신이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프란시스코 아리아스 카르데나스 베네수엘라 중남미.카리브 담당 차관은 이날 "UNASUL 창설 이행서에 대한 서명이 오는 23일 열리는 브라질리아 정상회의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행서는 브라질리아 정상회의 서명에 앞서 현재 남미 각국 정부에 제출돼 검토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리아스 카르데나스 차관은 "UNASUL은 과거 유럽경제공동체와 유사한 형식을 갖출 것"이라고 말해 남미통합을 위한 결사체가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UNASUL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4개 회원국과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등 안데스공동체(CAN) 4개 회원국에 메르코수르 가입을 추진 중인 베네수엘라, 칠레, 가이아나, 수리남 등 남미대륙 12개국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이에 앞서 넬손 조빙 브라질 국방장관은 브라질리아에서 UNASUL 정상회의가 열리는 것에 맞춰 남미안보협의회 창설 문제도 구체적인 합의가 이루어질 것이라면서 "정상회의가 열린 뒤 2~3개월 안에 공식적인 활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미안보협의회는 남미 국가간 국방정책을 조율하고 외교.군사적 갈등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국방 관련 산업의 통합적 운영까지 염두에 둔 기구로, 9~10월 중 역시 브라질리아에서 국제회의를 개최하고 올해 안에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정치기구인 UNASUL과 국방기구인 남미안보협의회가 공식 출범할 경우 남미통합의 이상이 보다 구체적인 모습을 띨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UNASUL의 경우 이념적 성향이 다른 남미 국가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데 적지않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으나 국제관계가 갈수록 지역별 블록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추세를 감안할 때 앞으로 아프리카연합(AU)이나 아랍연맹(AL)처럼 남미대륙 전체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