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캄페체·메리다서 '애네켄 恨' 달랜 '한국의 날'
송고시간 | 2019-05-06 02:49
2∼4일 기념식·축하공연·거리행진 열려…"선조들의 한 풀어줘 기뻐"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있는 캄페체와 메리다 시에서 현지 정부와 함께 '한국의 날' 제정식 및 기념행사를 개최했다고 5일 밝혔다.
대사관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한국의 날 제정을 추진했으며, 캄페체와 메리다 시는 조례로 5월 4일을 한국의 날로 각각 지정한 바 있다.
이는 한인 선조들이 1905년 노동이민으로 유카탄반도에 최초로 정착한 이후 114년 만이다.
행사는 2일 캄페체 시 한국의 날 제정 기념식 및 축하공연에 이어 3일 메리다 시 한국의 날 제정 기념 리셉션 및 축하공연, 4일 메리다 시 한국의 날 기념식 및 거리행진 순으로 열렸다.
엘리세오 페르난데스 캄페체 시장은 2일 시민과 한인 후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의원 전원이 참석한 특별회의를 열어 한국의 날 지정 법안을 통과시키고, 한국의 날 발효를 선포했다.
캄페체 시장의 김상일 주멕시코 한국대사에 대한 명예 시민증 수여, 한국의 날 기념 동판 제막식, 축하공연 및 한식 시연 등도 개최됐다.
3일 메리다 시에서는 한국의 날 제정 기념 오찬 리셉션에 이어, 전야제 행사로 유카탄 주 정부가 장소를 제공한 페온 콘트레라 주립극장에서 아리랑 공연이 열렸다.
4일 메리다 시 제물포 거리에서는 한국의 날 기념식이 거행된 후 한인 이민자들을 위한 헌화식이 개최됐다.
한인 후손과 메리다 시민 등 1천여명이 제물포 거리에서 시청광장까지 약 1km를 행진하면서 양국 국기를 흔들고 한국과 멕시코를 연호하며 한국의 날을 자축했다.
시청광장에서는 한인후손 무궁화발레단의 전통공연, 태권도 시범, 메리다 시립공연단의 마리아치 등 전통무용 공연이 이어졌고, 메리다 시 정부의 축하 불꽃놀이로 축제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이번 행사는 주멕시코 한국대사, 유카탄 주지사, 메리다 시장, 캄페체 시장, 한인후손회장이 공동 주최자로 함께 준비했다.
행사를 축하하려고 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 기춘 재외동포재단 사업이사 등도 참석했다.
김 대사는 "한인 이민사와 독립운동사 측면에서 유서 깊은 유카탄반도에서 한국의 날이 제정된 것은 매우 의미 있고 경사스러운 일"이라며 "무엇보다 '한국의 날'은 양국의 영원한 우정을 상징하며 두 나라와 양국 국민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한인 후손들이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었던 망국의 한을 간직한 채 이국땅에서 나라 잃은 백성의 서러움으로 통곡의 세월을 보냈던 선조들의 한을 이제야 풀어주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사관은 유카탄 주와도 한국의 날 제정을 위해 협의 중이며, 한국의 날 제정이 연내 실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사관은 매년 5월 4일에 한국의 날 행사가 개최될 수 있도록 유카탄 주 등 현지 당국과 긴밀히 협력할 방침이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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