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데스 전 아르헨 대통령 부패 혐의 재판 출석…"정치 박해"
트위터에 "대선 앞두고 국민 관심 돌리기 위한 연막" 주장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자신의 부패 혐의로 21일(현지시간) 열린 첫 공판에서 무죄와 함께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박해를 주장하고 나섰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이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연방법원에서 자신의 공공자금 횡령 등 부패 혐의와 관련해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
그는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2007년부터 2015년 사이에 한 사업가가 수백만 달러 규모의 51개 공공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특혜를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공공사업 계약이 부풀려진 가격에 낙찰됐으며 일부 사업은 시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으며 대선을 앞둔 정치적 박해라고 반박했다.
그는 트위터에 "이것은 오로지 한가지 목표를 지닌 새로운 박해 행위"라며 "대선 운동이 한창인 시기에 현 정부에 반대하는 전 대통령을 피고인석에 묶어 두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이것은 분명히 정의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나라가 처한 극적인 상황으로부터 아르헨티나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새롭게 연막을 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현 정권은 자국 통화인 페소화 가치가 급락하고 물가가 급등하자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재정적자 줄이려고 복지를 대폭 삭감하는 긴축 정책을 실시하면서 서민층을 포함해 많은 국민의 반감을 사고 있다.
보수 기득권층은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을 향해 선심성 복지정책을 남발하는 포퓰리스트라고 비판하며 집권 시절 방만한 정부 운영으로 현재의 경제 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트위터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전 총리가 오는 10월에 치러질 대선에 정의당(우니다드 시우다다나)의 대통령 후보로, 자신은 부통령 후보로 함께 출마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수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현 대통령과 대권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이 의외로 부통령 카드를 선택한 것은 자신을 둘러싼 각종 부패 혐의 재판을 앞두고 범죄 혐의가 입증돼 유죄가 확정되는 최악의 결과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됐다.
검찰 주장대로 이번 재판에 제기된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되면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최대 10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그는 이번 재판과 별도로 현 정권 들어 여러 건의 부패 혐의로도 기소됐으며 검찰의 가택 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현직 상원의원으로서 불체포 면책 특권을 누리고 있다.
penpia21@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9/05/22 03:1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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