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정부-야권 대화 교착상태…과이도 "회의 계획 없어"
마두로 퇴진ㆍ대선 재실시 놓고 '평행선'…캐나다ㆍ쿠바 외무장관 회동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한나라 두 대통령' 사태로 촉발된 베네수엘라 정국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정부와 야권의 대화가 교착 국면에 빠졌다.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7일(현지시간) 중부 발렌시아에서 열린 집회에서 "현재로선 우리가 의제에 관해 제안했던 것을 얻을 수 있을 때까지 새로운 회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고 APㆍAF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과이도 의장은 "만약 협상을 통해 목표에 더 가까이 가지 못한다면 협상은 쓸모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권 대표들은 지난달 노르웨이의 중재 아래 오슬로에서 두 차례 만나 예비 접촉을 했지만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오슬로 예비 접촉의 최대 쟁점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사임과 대선 재실시였다.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은 지난해 치러진 대선이 일부 야당 후보가 참여한 가운데 합법적으로 치러진 만큼 사퇴할 수 없으며, 대선도 실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대신 지난달 20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재선 승리 1주년 기념 집회에서 야권이 장악한 의회의 조기 선거를 제안했다.
반면 야권은 작년 대선이 주요 야당 후보가 가택연금 등으로 출마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등 불법적으로 실시됐다고 주장하면서 마두로 대통령의 사퇴와 과도 정부 구성, 투명한 대선 재실시를 요구했다.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권 간 대화가 담보 상태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주변국들의 외교적 중재 노력이 이어졌다.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은 이날 캐나다 토론토를 찾아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과 만났다. 쿠바는 마두로 정권을, 캐나다는 과의도 의장을 각각 지지하고 있다.
프릴랜드 장관은 "베네수엘라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쿠바의 역할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캐나다로 향하기 직전에 전날부터 이틀간 쿠바를 전격 방문한 베네수엘라 제헌의회 의장 겸 여당인 통합사회주의당의 디오스다도 카베요 대표를 만나 의견을 나눴다.
마두로 대통령은 일부 야권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작년 5월 20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68%의 득표율로 승리, 지난 1월 두 번째 6년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과이도 의장은 지난 1월 23일 작년 대선이 불법적으로 실시됐다고 주장하면서 마두로를 인정하지 않고 임시 대통령을 자처, 미국 등 서방 50여개 국가의 지지를 등에 업고 정권 퇴진과 재선거 관철 운동을 벌여왔다.
마두로 대통령은 과이도 의장을 향해 정권 붕괴를 바라는 미국의 후원을 받는 꼭두각시라고 비난하며 러시아, 중국 등의 지지와 군부의 충성을 토대로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이도 의장은 지난 4월 30일 수십명의 군인과 함께 군사봉기를 시도했지만 결국 군부의 지지를 얻지 못해 실패했다.
penpia21@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6/08 06:3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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