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만에 콜롬비아 국경 개방…생필품 찾는 베네수엘라인 쇄도
송고시간 | 2019-06-09 11:36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베네수엘라 정부가 4개월간 폐쇄했던 국경을 다시 열자 베네수엘라인 수천 명이 음식과 약 등 생활필수품을 구하기 위해 이웃 콜롬비아로 쏟아져 들어갔다.
AP 통신 등 외신은 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정부가 콜롬비아 국경을 재개방하자 수천 명에 달하는 베네수엘라인이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를 연결하는 국경다리 두 곳으로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인들은 이날 콜롬비아 쿠쿠타시(市) 인근의 시몬 볼리바르 국경다리와 프란시스코 데 파울라 산탄데르 국경다리에 길게 줄을 섰다.
녹색 유니폼을 입은 베네수엘라 국경관리 요원들은 몰려든 시민들을 통제했으며, 콜롬비아 관리들은 베네수엘라인이 제출한 서류를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 2월 국제 구호물자의 반입을 막기 위해 아루바, 보네르, 퀴라소, 브라질, 콜롬비아 국경을 봉쇄했다.
구호물자 대부분은 마두로 대통령의 반대파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지지하는 미국 정부가 보낸 것으로, 마두로 정권은 주권 침해를 이유로 구호물자를 거부했다.
이에 극심한 경제 불안에 시달리던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식품과 의약품 등 필수품을 구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달 베네수엘라 정부는 아루바와 브라질 국경을 재개방했으나 시몬 볼리바르 다리와 산탄데르 다리는 지금까지 봉쇄돼 있었다.
산탄데르 다리에서는 지난 2월 구호품 반입을 시도한 야권 지지자와 베네수엘라군이 충돌해 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두 곳이 개방되자 베네수엘라에서는 구할 수 없는 물건을 구하려는 인파가 쇄도했다고 AP는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의 원유 매장국가지만 심각한 기초물자 부족과 올해 1천만 퍼센트가 넘는 초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7일 베네수엘라 인구의 15%에 해당하는 400만명이 2015년 이후 베네수엘라를 떠났다고 밝혔다.
한편, UNHCR 특사인 할리우드 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이날 콜롬비아-베네수엘라 국경과 난민 텐트촌을 방문했다.
졸리는 "때로는 가장 적게 가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주는 것처럼 보인다"며 국제사회가 베네수엘라 난민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kind3@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6/09 11:36 송고
106.253.23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