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전용기 판 돈으로 불법이민 차단 비용 충당"
"전용기 매각 대금 1천778억원 예상"
미국의 관세 위협을 무마하기 위해 불법 이민 차단을 강화하기로 약속한 멕시코가 대통령 전용기 매각 대금을 이민 대책에 동원하기로 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기를 비롯한 정부 소유 항공기를 매각해 마련한 돈을 불법 이민 차단 노력에 쓸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민자 유입을 막기 위해 남부 국경에 국가방위군을 배치하기로 한 계획을 설명하면서 "비용이 얼마나 들지에 대해서는, 일단 우리에게 예산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화 대통령 전용기 매각으로 생기는 돈에서 (관련 예산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도 좌파 성향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취임 직후 대통령 전용기를 팔아서 빈곤층 돕기에 쓸 것이라고 약속했다. 전용기 외에 정부 소유 항공기 60대와 헬리콥터 70대도 팔기로 했다.
멕시코 대통령 전용기는 보잉 787 드림라이너 기종으로,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전임 대통령이 2016년 2억1천800만 달러(약 2천585억원)에 구입했다.
이 항공기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취임 직후 매물로 나와 6개월째 미국 캘리포니아주 창고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판매 예상가격은 1억5천만 달러(1천778억원)라고 대통령은 말했다.
전용기 판 돈을 불법 이민 차단에 쓰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멕시코 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멕시코 납세자의 돈으로 산 항공기를 팔아 타국 이민자에 쓰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6개월 동안 안 팔린 전용기가 미국에 불법 이민 차단을 약속한 45일 내에 팔리겠느냐는 회의적인 의견도 나왔다.
지난 7일 이민 협상을 타결시킨 미국과 멕시코는 당시 합의한 멕시코의 불법 이민 차단 조치가 효과가 있는지를 45일 후에 평가해 효과가 없으면 추가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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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9/06/13 11:2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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