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중남미 정상회담 참석.. 차베스와 설전 예상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3일 중남미 순방길에 올랐다. 메르켈 총리는 오는 20일까지 브라질, 콜롬비아, 멕시코, 페루 등을 방문할 예정이며 오는 16-17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중남미 정상회담에 참석한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중남미 순방을 통해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의 신흥 경제지역과 경제 협력 관계를 증진하고 독일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협조를 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메르켈 총리의 이번 순방을 통해 독일은 중남미 국가와 "같은 눈높이의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독일 정부가 중남미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한편 메르켈 총리의 중남미 순방을 앞두고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를 비난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11일 정례 TV 및 라디오 방송을 통해 "메르켈 총리가 히틀러와 파시즘을 지지했던 우파와 같은 계열의 기민당에 속해 있는 사실을 중시한다"고 밝히고 이번 주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EU-중남미 정상회담에서 메르켈 총리와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메르켈 총리가 중남미 순방을 앞두고 가진 독일 언론 회견에서 차베스를 비롯한 중남미의 좌파 지도자들을 비난한 데 대한 반발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중남미 좌파 지도자들이 이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없으며 차베스 등이 추구하는 좌파 정책이 이 지역의 문제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번 EU-중남미 정상회담에서 유럽 국가들의 공허한 개발 지원 약속에 대해 집중적인 공격을 가할 것으로 보이고 이에 맞서 메르켈 총리 등 EU 정상들은 차베스의 좌파 선동정치를 비판하는 등 설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