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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제2의 고향, 태권도한마당 올 때마다 감동"
관리자 | 2019-07-31 |    조회수 : 964
"한국은 제2의 고향, 태권도한마당 올 때마다 감동"

50년 태권도 인생, 멕시코 세르지오 차베스 국제심판

"행사 때마다 심판 보러 가니까 주변서 일도 바쁜데 왜 그렇게 한국을 자주 가냐고 만류하는 데 태권도를 알게 해 준 한국은 제2의 고향이라 당연한 발걸음이라고 말합니다. 태권도 없는 제 삶은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평창 용폄돔에서 열린 '세계태권도한마당'에서 심판으로 활약하는 멕시코 세르지오 차베스(64) 태권도 사범은 3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심판으로 12번째 참가했지만 한 번도 싫증 나지 않고 오히려 올 때마다 설렌다"며 이같이 밝혔다.

차베스 사범은 언제 태권도에 입문했냐는 질문에 "1969년 3월 1일"이라고 말했다. 날짜를 정확하게 기억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그날부터 내 인생의 한가운데 자리 잡은 것이 태권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케레타로주립대에서 법학을 전공해 변호사 자격도 갖고 있지만 그의 직업은 태권도 관장 겸 국제심판이다.

1982년 심판 자격을 취득해 세계태권도대회를 비롯해 대륙별대회 등 각종 국제대회서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고 현재는 최고 등급인 S클래스의 심판전문위원 자격을 가지고 있다. 또 멕시코에서는 태권도 국가대표 선발 심사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케레타로주에 스승인 박희독 사범의 별명에서 따온 '이글박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그는 지금까지 5천여명의 현지인 제자를 양성했다.

차베스 씨는 "대학 동기 가운데 시장이나 유명 법무법인 대표도 있지만 하나도 안 부럽다"며 "태권도를 통해 멕시코를 짊어질 차세대를 키워내고 있기에 보람도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멕시코 청소년 중에는 담배와 술뿐만 아니라 마약 등으로 인해 불행한 처지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며 "다른 무예는 육체를 단련하거나 격투법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만 태권도는 정신수양을 제일 강조하기 때문에 청소년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그가 제자들에게 강조하는 태권도 정신은 부모·스승·연장자 등에 대한 공경, 규율과 규칙에 대한 준수, 그리고 목표 의식을 갖고 노력하는 인내다.

이런 정신수양이 되어야 비로소 태권도인이라 할 수 있다는 것. 차베스 씨는 "축구나 농구 등 다른 스포츠 역시 예절을 가르치지 않는다"라며 "테크닉이 훌륭한 스포츠 선수가 사회생활을 제대로 못 해 망가지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정신수양이 안 돼서다"고 지론을 말했다.

그는 44년 전 인연이 닿아 멕시코를 찾아와 태권도를 전문적으로 가르쳐준 박 사범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지금도 미국에 거주하는 사범에게 매달 2회 이상 안부 전화를 하고 명절이면 찾아뵙기도 한다는 것.

차베스 씨는 이 행사의 매력에 대해 "올림픽은 겨루기 경연만 하는 데 비해 격파와 태권체조·품새 등 다양한 종목에서 경연이 펼쳐지기 때문에 태권도의 무도 정신을 선보이는데 최고"라며 "종주국인 한국을 방문할 기회라 태권도인으로서는 큰 영광"이라고 치켜세웠다.

멕시코 현지인 가운데는 유일한 태권도 8단인 그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우선 오는 11월 국기원 승단심사서 멕시코인으로 첫 9단을 따내는 것이고 또 하나는 80세에도 태권도한마당에 심판으로 출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wakaru@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9/07/30 11:5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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