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아르헨티나 시장개방 거부하면 메르코수르 탈퇴"
경제장관도 같은 발언…대선 승리 가능성 아르헨 좌파후보 견제 의미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이 좌파정권 재등장 가능성이 커진 아르헨티나를 강하게 견제하고 나섰다.
두 사람은 아르헨티나 대선 결과로 등장할 수 있는 좌파정권이 시장개방을 거부하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을 탈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앞으로 아르헨티나가 문제를 일으키면 브라질은 메르코수르를 떠날 것"이라며 메르코수르 개방을 계속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은 게지스 장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게지스 장관은 전날 아르헨티나 차기 정권이 메르코수르-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방해하는 등 시장개방을 거부하면 브라질이 메르코수르를 탈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지스 장관은 브라질 경제의 회복을 낙관하면서 "브라질은 아르헨티나가 없어도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브라질 경제에 아르헨티나가 미칠 영향을 의도적으로 깎아내리기도 했다.
지난 11일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큰 지지율 격차로 앞선 좌파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는 메르코수르-EU FTA 체결 합의가 수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후보는 메르코수르-EU 합의가 지나치게 서둘러 발표됐다고 지적하면서 아르헨티나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U와 메르코수르는 지난 6월 2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각료회의를 통해 FTA 체결에 합의했다.
브라질 언론은 메르코수르가 아르헨티나 대선 정국의 영향으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브라질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아르헨티나가 좌파정권이 들어설 경우 보호주의로 돌아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메르코수르 활성화를 위해 내세우는 자유무역협상 확대와 대외공동관세(TEC) 인하 등 2개 축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EU를 시작으로 '자유무역협상 도미노'를 예고했고, 메르코수르가 역외 국가와의 무역에서 적용하는 TEC 세율을 현재의 14%에서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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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9/08/17 01:0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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