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반군 세력 재무장에 콜롬비아·베네수엘라 갈등도 심화
콜롬비아 "마두로 정권이 반군세력 비호"…베네수엘라는 부인
콜롬비아 최대 반군이던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일부 지도자들이 무장 투쟁 재개를 선언한 것을 두고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의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콜롬비아는 FARC 잔당들이 베네수엘라 정부의 비호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베네수엘라는 이를 부인하며 반군의 재무장은 콜롬비아 정부 탓이라고 비난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옛 FARC 2인자였던 이반 마르케스 등이 영상을 통해 다시 무기를 들겠다고 선언한 후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은 곧바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를 거론했다.
두케 대통령은 이들이 "마두로 독재정권의 보호와 지원을 받는 마약 테러리스트 무리"라고 표현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전부터 베네수엘라 정부가 FARC 잔당과 또 다른 반군인 민족해방군(ELN)과 결탁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반군 세력이 마두로 정권 편에 서는 대가로 베네수엘라 정부가 자국 내에 반군 거점을 제공하고 불법 광산 운영과 마약 밀매 등도 묵인한다는 것이다.
영상 속에 등장한 옛 FARC 지도자 이반 마르케스와 헤수스 산트리치도 베네수엘라에 숨어 있다고 콜롬비아 정부는 주장한다.
과거 FARC를 대표해 콜롬비아 정부와 평화협정에 나섰던 마르케스는 지난해 조카가 마약밀매 혐의로 체포돼 미국에 넘겨지자 행방을 감췄고, 산트리치도 지난달 법정 출두를 앞두고 잠적했다.
미국 정부 역시 베네수엘라가 콜롬비아 반군과 공모한다는 데 콜롬비아 정부와 뜻을 같이한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그동안 이러한 의혹들을 모두 부인해왔다.
그러면서도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달 마르케스와 산트리치를 '평화의 지도자'라고 칭하며 베네수엘라에 온다면 환영한다고 말하는 등 반군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를 숨기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30일 콜롬비아 상황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자신들이 반군 세력을 보호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교장관은 반군이 평화협정을 저버리기로 한 것은 두케 대통령 탓이라며 "그의 태도는 콜롬비아의 정상화를 위태롭게 할 뿐만 아니라 남미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고 비난했다.
앞으로 FARC 잔당이 세력을 키워 콜롬비아 정부와 충돌할 경우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의 갈등도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지난 2월 콜롬비아가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지지하면서 국교를 단절한 상태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9/08/31 06:4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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