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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R "미국의 對중남미 정책 수명 다했다" (5.16)
관리자 | 2008-05-19 |    조회수 : 1199
쿠바.베네수엘라 관계 재평가 필요..브라질 활용론 제기

  "미국이 중남미 지역을 안마당쯤으로 여기며 헤게모니를 휘두르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정책은 이제 수명이 다했다" 

  미국 뉴욕 소재 외교협회(CFR)가 미국 정부의 대(對) 중남미 정책 방향 전환을 강력히 촉구하는 연구보고서를 작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CFR은 전날 발표한 '미국-중남미 관계, 새로운 현실과 새로운 지도력'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통해 "미국 정부는 이민법 개정, 미국 내 농업보조금 및 브라질산 에탄올에 대한 수입관세 삭감 또는 철폐 등을 포함해 중남미 정책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중남미 지역은 지난 20여년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 주요 에너지.광물.식량 공급원으로 부상하는 등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중남미 지역이 미국을 벗어나 유럽 및 아시아 지역과 갈수록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중남미 정책은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브라질이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및 개도국 그룹인 G20 국가들과 추진하는 '남남(南南) 협력' 외교가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힘을 형성하고, 칠레와 멕시코가 유럽연합(EU) 및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 통상.투자협정을 체결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중남미 지역에서 미국이 가장 중요한 외부요인이라는 생각에 근거한 미국의 정책은 이제 낡아빠진 관념이 돼버렸다"고 강조했다. 

  미국 워싱턴 소재 연구기관인 '미주대화'의 피터 하킴 소장은 "미국과 중남미 관계는 미국이 국제법과 다자간 협정을 존중하고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낮출 때 더욱 건설적인 형태를 띨 것"이라면서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인식 변화를 촉구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미국이 브라질 및 멕시코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브라질이 그동안 흐트러진 미-중남미 관계를 개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데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 

  또한 이민 문제를 둘러싼 멕시코와의 갈등을 풀고 쿠바 및 베네수엘라에 대해서도 재평가를 실시해 중남미 지역과의 관계를 전반적으로 개선시켜야 한다고 권고했다. 

  베네수엘라에 대해서는 "외교채널을 계속 유지하면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자극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가까이 다가서려는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쿠바에 대해서는 경제봉쇄 조치 해제를 통해 쿠바 국민들에게 미국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보고서는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중남미 지역이 미국에 대해 오늘날처럼 중요성을 가진 적이 없었다"면서 "이 보고서가 '먼로 독트린' 이후 오랜 기간 미국 사회를 지배해온 중남미 지역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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