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마두로 "곧 방북할 것"…北과 부쩍 밀착 행보
카베요 의장 방북 후 마두로 "북한과 중요한 협약 맺었다"
현지 매체 "北에 '제재 회피' 조언 듣기 원한 것" 분석
베네수엘라가 북한과 눈에 띄는 밀착 행보를 보인다.
평양 주재 대사관 개설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측근들의 잇단 방북에 이어 마두로 대통령도 직접 조만간 북한에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스페인 EFE통신 등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전날 최근 방북한 디오스다도 카베요 제헌의회 의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카베요 의장이 북한의 초대 의사를 전하자 곧 북한을 찾을 것이라고 답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아울러 북한과의 다양한 교류를 모색할 고위급 경제위원회의 설립도 제안했다.
이번 통화는 지난달 말 북한과 베트남을 차례로 방문하고 돌아온 카베요 의장이 진행하는 TV 프로그램에서 이뤄졌다.
베네수엘라 정권 2인자이자 마두로 대통령의 오른팔인 카베요 의장은 방북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마두로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서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마두로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스페인 매체 알나비오는 추정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전화 인터뷰에서 카베요 의장이 이끄는 대표단이 "우리 형제 북한·베트남과 농업 생산에서 큰 협약을 이뤘다"며 "또 정치 교육과 산업 생산에 있어서도 중요한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에너지 교환과 군사 협력에 대한 합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1974년 수교한 북한과 베네수엘라는 마두로 정권 들어 부쩍 가까워졌다.
지난 7월엔 마두로 대통령의 아들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 제헌의회 의원이 집권 통합사회주의당 청년 대표단 자격으로 북한을 찾았다.
그는 북한 청년들을 대상으로 연설하는 모습 등 자신의 방북 활동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이어 8월엔 평양에 베네수엘라대사관이 문을 열었다. 2015년 먼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북한대사관이 개설된 바 있다.
베네수엘라의 한 야권 인사는 마두로 대통령이 북한에 망명을 타진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베네수엘라와 북한의 밀착 행보는 마두로 정권에 대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스페인에 기반을 두고 중남미 이슈를 주로 다루는 매체 알나비오는 익명의 마두로 정권 관계자를 인용해 마두로 대통령이 북한과 가까워지려고 하는 이유는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조언을 듣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오랜 제재에 익숙해진 북한은 제재 회피에 '전문가'이며 북한의 해킹 능력도 큰 위협이라고 알나비오는 표현했다.
이 매체는 미국 소식통을 인용해 마두로 정권이 북한과 친밀해진 것은 쿠바의 조언에 따른 것이라고도 전하기도 했다.
러시아와 중국, 쿠바는 국제사회의 압박을 받는 마두로 정권의 주요 지원국이며, 북한 역시 마두로 정권 편에 서 왔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9/10/03 23:5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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