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인이 작구 농업 부문을 장악하는 데 반대하는 시위가 파라과이에서 잇따라 양국 간 외교문제로 확대되고 있다고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이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라과이 중부 산페드로 주(州)에서 브라질인이 운영하는 농장이 빈농단체 회원들에 의해 점거당하는 사건이 벌어졌으며 이에 대해 브라질 외무부가 우려를 표명하는 등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파라과이 독립기념일에는 수도 아순시온에서 북쪽으로 350㎞ 떨어진 쿠루파이티에서 시위대가 브라질 국기를 불태웠으며 16일에도 여러 곳의 브라질인 농장이 습격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세 레데스마 산페드로 주지사 당선자는 "10만여명의 브라질인이 파라과이-브라질 접경지역 중심으로 5만㏊ 이상의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며 "대다수 파라과이 농민이 농지를 갖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로서 오는 8월 차기 주 정부가 출범하면 브라질인 농장주를 몰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파라과이 내 브라질인 농장주들은 현행법을 어기고 파라과이 농민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하는가 하면 유독성 농약을 대량 사용하면서 환경을 대규모로 파괴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레데스마 주지사 당선자는 페르난도 루고 대통령 당선자와 같은 좌파 정치인으로 농민시위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날 페루 수도 리마에서 열린 유럽연합(EU)-중남미ㆍ카리브 정상회의에 참석한 루고 당선자는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에게 사과의 뜻을 전달하는 한편 귀국 즉시 실태 파악을 위해 산페드로 주로 향했다.
브라질인은 세계 4위 콩 수출국인 파라과이에서 전체 콩 생산량의 98%를 장악하고 있으며 이는 파라과이 국내총생산(GDP)의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