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아르헨 차기 정부 시장개방 거부하면 메르코수르 탈퇴"
파라과이·우루과이와는 1만여개 품목 관세 점진적 인하에 합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정부가 아르헨티나에 대한 시장개방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선에서 좌파 정부가 출범하는 상황에 대비한 사전 공세로 해석된다.
23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아르헨티나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의 관세 인하 방침에 동의하지 않으면 블록을 탈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메르코수르는 앞으로 4년간 관세를 점진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브라질은 파라과이·우루과이와 1만여 개 품목 가운데 최소한 80%에 대해 관세의 점진적 인하에 합의했으며 아르헨티나와 협상만 남기고 있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은 지난 8월에도 아르헨티나 대선 결과로 등장할 수 있는 좌파정권이 시장개방을 거부하면 메르코수르를 떠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게지스 장관은 "아르헨티나 차기 정권이 메르코수르-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방해하면 브라질은 메르코수르를 탈퇴할 것"이라면서 "브라질은 아르헨티나가 없어도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7일 실시되는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의 승리가 유력한 상황이다.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한 후보가 45% 이상 득표하거나, 40% 이상을 얻고 2위에 10%포인트 이상 앞서면 당선이 확정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한 달 후 1, 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치른다.
페르난데스 후보는 메르코수르-EU FTA 체결 합의가 지나치게 서둘러 발표됐으며 아르헨티나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면서 메르코수르-EU 합의가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U와 메르코수르는 지난 6월 2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각료회의를 통해 FTA 체결에 합의했다.
브라질의 통상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페르난데스 후보가 승리하면 메르코수르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브라질 정부 고위 관계자도 아르헨티나에 좌파정권이 들어설 경우 보호주의로 돌아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9/10/24 02:5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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