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보고타 첫 여성동성애자 시장 탄생…"역사를 바꿨다"
49세 로페스, 중도좌파 야당 후보로 당선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 첫 여성 시장이 탄생했다.
27일(현지시간) 콜롬비아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중도좌파 야당 녹색연합 후보인 클라우디아 로페스(49)가 35%가량의 득표율로 보고타 시장에 당선됐다.
로페스는 선거로 뽑힌 보고타의 첫 여성 시장이다.
그는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힌 여성 시장이 탄생한 것은 콜롬비아뿐만 아니라 남미 전체 주요 도시 중에서도 처음이라고 콜롬비아 일간 엘에스펙타도르는 전했다.
로페스 후보는 당선 후 "우리는 선거에서 승리했을 뿐만 아니라 역사를 바꿨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1970년 보고타에서 태어난 그는 보고타 엑스테르나도대와 미국 컬럼비아대, 노스웨스턴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정치에 입문했다.
2014년 녹색연합 후보로 상원의원에 당선돼 2018년까지 의회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콜롬비아 대선을 앞두고는 녹색연합 후보로 확정됐다가 2017년 다른 정당과 연합하는 과정에서 세르히오 파하르도 후보에 대선 후보 자리를 내주고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대선에 나섰다.
당시 파하르도와 로페스는 1차 투표에서 23.78%로 3위를 기록하며, 간발의 차로 결선행이 좌절됐다.
로페스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자신이 부패하지 않은 후보임을 강조했으며, 거리에 경찰을 늘려 치안을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아동 노동과 10대 임신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45세 이상을 위한 교육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아울러 성 소수자, 외국인, 장애인 등에 대한 차별과 맞서 싸우고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를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엘에스펙타도르에 따르면 32명의 주지사와 1천101명의 시장 등을 뽑는 이번 콜롬비아 지방 선거에는 로페스 외에도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 등 총 74명의 성 소수자 후보가 출마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콜롬비아에서는 총 7명의 후보가 살해당했는데, 선거 당일엔 큰 사건·사고 없이 평화롭게 투표가 진행됐다고 콜롬비아 선거 당국은 전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9/10/28 10: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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