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개표 조작' 시비에 둘로 갈라진 볼리비아
'결선 요구' 대규모 시위 이어져…모랄레스 지지자들도 맞불시위
볼리비아에서 대통령 선거의 후폭풍이 일주일 넘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승리한 개표 결과가 '사기'라며 반발하는 야권 시위대뿐만 아니라 이에 맞선 모랄레스 대통령 지지자들도 시위를 이어가면서 양측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에선 모랄레스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각각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고 볼리비아 일간 엘데베르 등이 전했다.
지난 20일 치러진 볼리비아 대선에선 좌파 여당 사회주의운동(MAS)의 모랄레스 대통령이 47.08%를 득표해, 야당 후보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을 10%포인트 이상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볼리비아 대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한 후보가 50% 이상 득표하거나 40% 이상 득표하고 2위에 10%포인트 이상 앞서면 결선 없이 당선이 확정되기 때문에, 모랄레스 대통령의 4선 연임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야권 후보와 지지자들은 선거 관리 당국의 석연찮은 개표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선거 관리 당국은 선거 당일 모랄레스 대통령이 7%포인트 앞선 개표 84% 상황까지 공개한 후 아무런 설명 없이 집계 발표를 중단했다가 24시간 만에 모랄레스 대통령이 격차를 10%포인트 이상으로 벌린 결과를 공개해 논란을 불렀다.
야권 지지자들은 모랄레스 대통령과 메사 전 대통령이 결선 투표를 치르거나 1차 투표 결과를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랄레스 대통령과 선거 관리 당국은 부정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결선 요구 시위가 계속되면 자신의 지지자들이 도시를 포위할 수 있다며 지지자들을 자극했다.
결국 양측의 시위가 세 대결 양상으로 번지며 연일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라파스에서 양측 시위대는 서로를 향해 고함을 지르고 밀치기도 하면서 충돌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시위대가 자동차나 나무, 쓰레기통 등을 동원해 거리를 봉쇄한 채 시위를 벌여 교통이 마비됐고, 라파스 내 많은 학교와 상점이 문을 닫았다.
야권 성향이 강한 볼리비아 최대 도시 산타크루스에서는 야권 지지자들이 엿새째 무기한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9/10/29 10:0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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