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자원무기화 美軍이 예의주시?
[한국일보 2006-06-26 18:51:40]
미군이 직접 남미의 자원 민족주의를 안보위협 요인이라고 지목,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26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중남미 지역을 관할하는 미 남부사령부가 자원 민족주의를 우려하는 내부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이 문제를 경제가 아닌 국가 안보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신문은 “중남미 지역을 담당하는 남부사령부가 이 문제를 미국 안보의 핵심 사안으로 간주하고 구체적인 대책 수립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에너지부문 통제국가로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에콰도르 멕시코를 지목했다. 베네수엘라는 다국적 기업이 생산하는 원유의 세금을 기존보다 2배 올렸고, 볼리비아는 원유와 가스유전을 국유화했다. 에콰도르는 최대 외국투자기업인 미국 옥시덴탈석유가 보유한 유전지대를 회수했다. 다음달 2일 대선에서 좌파 후보의 당선이 예상되는 멕시코는 외국인 투자 규제가 심해 원유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
보고서는 에너지의 국가통제는 단기적으로 이익일지 모르나 장기적으론 원유생산과 공급증가 등을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원유생산의 유지와 증산을 위한 투자의 지연, 경영의 비효율성이 문제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또 자원 민족주의가 유가 하락시 공급감축 등 생산통제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남미는 세계 원유생산의 8.4%를 차지하지만, 미국은 자국의 원유 수입량의 30%인 하루 400만 배럴을 중남미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멕시코 베네수엘라 에콰도르는 미국의 중남미 최대 원유 수입국이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도 원유를 생산하지만 대부분 내수용이다.
서인도 제도에 위치한 트리니다드토바고가 중남미 에너지 민족주의 바람의 거의 유일한 예외적 경우다. 외국 기업에 문호를 개방해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 이 나라는 미국의 액화천연가스 최대 공급선이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