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랄레스 "난 아직 볼리비아 대통령…유엔·교황 나서달라"
"볼리비아 귀환도 고려 중"…'원주민 출신' 모랄레스 지지집회 이어져
사임 이틀 만에 멕시코로 급거 망명한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언론을 통해 여전히 자신이 볼리비아의 합법적 대통령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진행된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볼리비아 의회가 (대통령직) 사임을 승인하거나 거부하지 않는 이상, 나는 내가 여전히 대통령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또 그에게 사퇴를 요구한 윌리엄스 칼리만 군 최고사령관의 항명에 놀랐다면서 일부 볼리비아 군인들이 칼리만 사령관에 대한 '반란'을 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에 가담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볼리비아에 평화와 대화를 촉구한다면서 만약 자신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볼리비아로 돌아가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에 큰 확신을 갖고 있다"며 유엔이 "가톨릭교회와 함께 조력자를 넘어서 중재자가 돼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날 평화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장 아르노 특사를 볼리비아로 파견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향해 볼리비아 사태 해결에 나서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떠난 볼리비아에서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야당 소속 상원 부의장 출신 자니네 아녜스의 상황도 순탄치는 않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볼리비아 헌법에 따르면 임시 대통령은 90일 이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그러나 의회 의석의 3분의 2를 장악한 모랄레스 전 대통령 소속당 의원들은 앞서 12일 아녜스 부의장의 대통령직 승계를 논의하는 회의에도 일제히 불참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아녜스 부의장은 당시 의사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채로 임시 대통령 취임을 강행했다.
한편 이날 볼리비아 북동부 사카바에서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조속한 귀환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텃밭'인 차파레 지역에서 온 시위대는 "에보, 시민들이 당신과 함께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 시위대는 볼리비아 원주민의 상징인 '위팔라' 깃발을 들어 첫 원주민 대통령이었던 모랄레스 전 대통령에 대해 지지를 표시했다.
군인들은 시위대가 지지 집회와 맞불 집회가 몇주 째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코차밤바 지역으로 향하지 못하도록 길목 차단에 나섰다.
지난 2006년 볼리비아의 첫 원주민 대통령으로 취임해 14년 가까이 집권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4선 연임에 도전한 지난달 대선에서 부정 선거 의혹이 불거지면서 퇴진 압력이 거세지자 지난 10일 사퇴했다.
syki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9/11/15 15:4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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