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극우 보우소나루-반부패 모루' 대선 러닝메이트 될까
대통령실 참모 "2022년 필승카드"…지지그룹 내부선 의견 엇갈려
브라질 정치권에서 오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반부패 수사'의 상징으로 꼽히는 세르지우 모루 법무부 장관이 러닝메이트를 이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의회에 견고한 지지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재선을 노리려면 대중적 지지를 받는 인물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판단에 근거한 시나리오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그동안 집권당 역할을 해온 사회자유당(PSL)을 탈당하고 무소속 상태에서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루 장관은 최상의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군 장성 출신으로 대통령실 정무 참모인 루이스 에두아르두 하무스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모루 장관이 손을 잡으면 필승 카드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모루 장관을 부통령 후보로 삼아 출마하면 대선 1차 투표에서 승리를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가 지난 9월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포함해 현 정부 각료 가운데 모루 장관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4%가 모루 장관을 알고 있다고 답한 가운데 그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54%, 보통 24%, 부정적 20%로 나왔다. 모루 장관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2위인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38%)을 크게 앞섰다.
특히 모루 장관에 대한 평가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비교되면서 상대적으로 돋보였다.
당시 다타폴랴 조사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29%, 보통 30%, 부정적 38%로 나왔다.
모루 장관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25%포인트나 앞서는 결과로, 이후 정치권에서는 모루 장관이 2022년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모루 장관은 연방판사로 재직하는 동안 권력형 부패 스캔들을 파헤치는 '라바 자투(Lava Jato·세차용 고압 분사기)' 수사를 이끌었다.
모루는 올해 초 취임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의해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됐으며, 유력한 대법관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그룹 내부에서는 모루 장관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기독교 복음주의 세력이 모루 장관의 종교적 성향을 확신하지 않는 데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지지층이 상당 부분 겹치면서 대선에서 확장성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사회자유당 탈당 후 '브라질을 위한 동맹(APB)'이라는 새로운 정당 창당 작업에 나섰다.
'브라질을 위한 동맹'은 좌파와 사회주의에 대한 거부감과 함께 총기 소유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등 극우 성향을 강하게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9/12/04 02:5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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