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의사 돌려보내는 중남미 국가들…쿠바 경제 타격
지난 1년 새 브라질·볼리비아 등서 쿠바 의사 9천 명 귀국
중남미 일부 국가들 잇따라 쿠바와의 의료 협력 중단
중남미 국가들이 자국에 파견된 쿠바 의료진을 잇따라 내보내면서 쿠바 경제에 또다른 어려움이 되고 있다.
AFP통신은 6일(현지시간) 지난 1년간 고국으로 돌아온 쿠바 의료진이 9천 명에 달한다며 "재정난에 처한 쿠바 정부에 경제적·정치적 타격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중남미에서의 쿠바 의료진 철수는 지난해부터 줄이었다.
브라질은 지난해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집권한 후 쿠바와의 의료 협력을 중단하고 8천여 명의 쿠바 의료진을 철수시켰다.
엘살바도르도 뒤를 이었다.
최근엔 에콰도르와 볼리비아가 자국 시위 사태 와중에 쿠바 의사들이 혼란을 부추긴다며 쿠바 의사들을 돌려보냈다.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퇴진 후 우파 임시정부가 들어선 볼리비아는 쿠바 의사들이 시위대에 자금을 전달하려 한다고 주장했고, 에콰도르 정부는 반(反)정부 시위 과정에서 쿠바인들의 '수상한' 입국이 늘어난 것을 문제 삼았다.
인구 대비 의사 수가 많은 쿠바는 1960년부터 외국 정부와의 의료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자국 의사들을 해외에 파견해 왔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164개국에 40만 명의 의료진이 파견됐다.
쿠바 의사들은 보통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농촌 지역이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무상으로 의료 활동을 펼치기도 하지만 쿠바의 의료진 파견은 쏠쏠한 외화벌이 수단이었다.
지난해 쿠바는 의료진 파견을 통해 63억 달러(약 7조5천억원) 이상을 벌어들여, 이를 자국 의료 서비스에 활용했다고 AFP통신은 설명했다.
그러나 우파 정권교체가 이뤄진 국가들을 중심으로 쿠바 좌파 정부와 거리두기에 나서면서 의사 파견 사업이 부쩍 위축되고 있다.
쿠바 정권 자금줄을 옥죄고 있는 미국 정부도 쿠바 정부가 의사들을 착취하고 있다고 의사 파견 사업을 비난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의사들의 급여 75%를 쿠바 정부가 가져간다며 최근 쿠바 의사들을 철수시킨 중남미 국가들의 결정을 높이 샀다.
그러나 의사 파견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쿠바 중앙의료협력기구의 마이클 카브레라는 AFP통신에 해외에 파견된 의사들이 쿠바에 있을 때보다 훨씬 나은 대우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쿠바에 있을 경우 의사 월 급여는 50달러(약 6만원)지만 외국에 가면 파견지에 따라 월 300∼900달러의 생활비를 받는다는 것이다.
그는 또 미국이 의사들의 망명을 부추기는 상황에서도 95% 이상이 고국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쿠바는 지난달 말 기준 63개국에 2만9천71명의 의료진이 파견돼 있다며,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베트남 등과 의료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AFP통신에 전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9/12/07 08:0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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