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경제적으로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망브라질은 경제가 안정적 성장을 거듭하면서 상파울루 증시가 연일 폭발적 활황세를 보여 낙관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반면 아르헨티나는 총체적 경제 위기를 맞고 있다.
■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 장밋빛 전망 팽배=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가 연일 폭발적 활황세를 보이면서 낙관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상파울루 주가지수는 19일(이하 현지시간) 9번째 사상 최고치 경신에 성공하면서 7만3000포인트 벽도 넘었다. 이날 주가지수는 전날보다 0.92%가 오른 7만3486포인트를 기록했다. 시티그룹은 최근 상파울루 증시 주가지수가 연말까지 7만4000포인트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으나 브라질 내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최대 9만 포인트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달 말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투자등급'으로 상향조정한 데 이어 조만간 피치도 신용등급을 올릴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와 세계적인 광산개발업체 발레(CVRD)를 비롯한 에너지?자원 관련 기업, 은행의 1.4분기 실적 발표도 주가지수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연말까지 주가지수가 당초 기대치인 8만포인트를 훌쩍 뛰어넘어 8만5천~9만포인트 수준까지 상승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조사기관 아고라의 알바로 반데이라 수석연구원은 올해 초부터 8만2000포인트를 예상했다면서 “지금은 주가지수 상승 목표지점을 재조정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양호한 기업 실적, 브라질의 국가위험도 하락, 기준금리 인상, 효율적으로 통제되고 있는 인플레율, 꾸준한 외국자본 유입 증가세, 국제시장의 우호적 여건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하반기에는 주가지수 목표를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아르헨티나 경제 총체적 위기… 성장 급속둔화 전망= 인플레율 상승 조짐과 지난 3월부터 계속된 농업부문 파업으로 아르헨티나 경제가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가 19일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 12월10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정부 출범 직후부터 제기된 인플레율 조작 시비와 농업 부문 파업으로 내수시장의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경제성장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등 위기상황이 조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농업부문 파업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인플레 억제를 위해 농축산물 수출세 인상 조치를 취하면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위기의 근본 원인은 들썩이는 인플레율에 있다는 것이 신문의 진단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특히 "정부가 농업부문 파업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경제 전반에 예상보다 빠른 충격을 주고 있다"며 페르난데스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농업 부문 파업의 여파로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7%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지난 수일간 전망치를 4%대까지 낮춰 잡고 있다. 이는 지난 2003년부터 이어온 연간 8% 이상의 경제성장세가 꺾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부에서는 과거 경제위기 상황에서와 같은 대규모 현금인출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수일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시중은행에선 현금인출과 미국 달러화 환전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에서 인출된 현금은 미국 달러화로 환전돼 인접국 우루과이 은행에 예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시아경제신문 박길명 기자 myung@as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