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금융시장 혼란 증폭…증시 12%↓·환율 2%↑
국영에너지사 주가 창사 이래 최대 폭락…시장가치 21조원 감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국제유가 하락 등의 여파로 9일(현지시간) 브라질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이날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Bovespa) 지수는 지난 6일보다 12.17% 하락한 86,067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지수가 10% 넘게 하락하는 폭락세를 보이면서 주식 거래가 일시 중지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가 급등락하는 경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그러나 30분간 거래가 중단됐다가 재개된 이후에도 약세를 면치 못했으며, 마감이 다가오면서 낙폭이 더 커졌다.
산유국의 감산 합의 실패에 따른 국제유가 폭락 속에 최우량주인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 주가는 30% 가까이 떨어졌다.
페트로브라스 주가가 이렇게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1953년 창사 이래 처음이며, 이날 하루에만 시장가치가 810억 헤알(약 21조 원)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보베스파 지수는 지난해 6월 10일 사상 처음으로 100,000포인트를 돌파한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 6일 9개월 만에 100,000포인트 아래로 밀렸다.
상파울루 증시에서는 올해 들어 지난 4일까지 외국인 투자액 448억 헤알(약 11조5천700억 원)이 빠져나갔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빠져나간 445억 헤알보다 큰 규모다.
미국 달러화 대비 헤알화 환율은 이날 1.97% 오른 달러당 4.726헤알에 마감됐다.
환율은 오전 한때 3% 넘게 올랐으나 브라질 중앙은행이 통화 스와프 규모를 늘려 달러화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상승폭이 줄었다.
헤알화 환율은 올해 들어 17% 넘게 상승했다. 헤알화 가치가 그만큼 하락했다는 의미다.
이날 헤알화 환율은 지난 1994년 7월 '헤알 플랜'(Plano Real)을 도입한 이래 최고치다.
헤알 플랜은 연간 물가 상승률이 수천%에 달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미국 달러화와 교환 비율을 1대 1로 묶는 고정환율제를 바탕으로 헤알화를 새 통화로 도입한 방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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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3/10 06:0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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