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금융시장도 '검은 월요일'…유가 폭락에 산유국 직격탄
환율 가치 추락…브라질·콜롬비아 증시는 서킷 브레이커 발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유가 폭락의 충격이 덮치면서 중남미 금융시장에도 예외 없이 '검은 월요일'이 찾아왔다.
특히 멕시코, 브라질, 콜롬비아 등 산유국 증시와 환율이 직격탄을 맞았다.
9일(현지시간) 멕시코 페소의 달러에 대한 환율은 21.18페소로 전날보다 5.3% 급등했다.
페소 가치는 지난 3년간 최저 수준이며, 이날 페소 가치 하락 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직후인 2016년 11월 이후 최대다.
코로나19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유가 전쟁 전운이 감돌면서 국제유가가 폭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또 다른 산유국 콜롬비아의 페소화 가치도 역대 최대폭인 6.29% 급락했다.
남미 최대 경제국이자 산유국인 브라질 역시 유가 하락의 충격을 온몸으로 흡수했다.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며 역대 최저치 행진을 이어가던 헤알화 가치는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에도 2%가량 추가 하락했다.
칠레 페소화 가치도 또다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중남미 각국 주식 시장도 폭락세를 이어갔다.
브라질 증시는 장 초반 주가가 10% 이상 떨어져 거래가 일시 정지되는 서킷 브레이커까지 발동된 끝에 보페스파 지수가 12.17% 급락한 채 장을 마쳤다.
1998년 10월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며, 역대로는 일곱 번째다.
역시 오후 중에 거래가 30분간 중단됐던 콜롬비아 증시의 콜캅(COLCAP) 지수도 10.53% 떨어졌다.
브라질 페트로브라스, 콜롬비아의 에코페트롤 등 석유 기업들이 30%가량의 하락률로 증시 폭락을 주도했다.
아르헨티나 메르발 지수도 13% 이상 급락했고, 멕시코 IPC 지수도 11년 만의 최대 낙폭인 6.42% 하락률로 마감했다.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지자 각국 정부는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유가 하락으로 인한 페소 가치 하락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콜롬비아 경제부와 중앙은행은 성명을 내고 "콜롬비아 경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하며 큰 외상 없이 외부 충격을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시장의 불안을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이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3/10 06:5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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