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반부패 상징' 모루 사임이 OECD 가입에 변수될 가능성
OECD 반부패 기술그룹 책임자 "브라질, 퇴행적 행태 보이지 말아야"
브라질에서 부패 수사의 상징적 인물로 꼽히는 세르지우 모루 전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의 직권남용 의혹을 제기하고 사임한 사실이 브라질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OECD 반부패 기술그룹 책임자인 드라고 코스의 발언을 인용, 모루 전 장관이 사임하면서 밝힌 내용이 브라질의 OECD 가입을 위협할 수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스는 "OECD는 모루 전 장관의 사임을 둘러싸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브라질 당국에 문의한 상태"라면서 "OECD 가입을 희망하는 브라질이 퇴행적 행태를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모루 전 장관은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연방경찰에 정보·수사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등 업무에 부당하게 개입하려 했으며, 연방경찰청장을 부당하게 해임했다고 주장하며 사임했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지난해 3월께부터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차남과 삼남을 가짜뉴스 유포에 가담한 혐의로 조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수개월 전에 이 사실을 알고 마우리시우 발레이슈 전 연방경찰청장에게 조사 내용을 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계속 거부당했고, 이는 경찰청장 교체로 이어졌다.
한편, 브라질은 1994년 이래 OECD와 협력 관계를 유지했으며, 2017년 5월 말 가입 신청서를 공식 제출했다.
브라질은 OECD 가입의 대가로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에서 개도국에 주어지는 차별적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 정부는 지난 1월 중순 브라질의 OECD 가입을 우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 브라질에 앞서 아르헨티나의 가입을 지지했던 입장을 번복한 것으로, 아르헨티나 좌파 정권에 대한 견제와 함께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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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5/09 06:3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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