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이 집집 방문…'의사 부국' 쿠바의 코로나19 대처법
'인구 대비 의사수 1위' 강점 의료진이 전 국민 방문 모니터
쿠바가 풍부한 의료인 자원에 힘입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일주일 동안 (코로나19) 사망자가 없었다"며 "쿠바에선 확산이 통제되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날 현재 쿠바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천191명, 사망자는 83명이다.
지난달 30일 1명이 사망한 이후 일주일째 추가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
확진자는 전날 하루 18명이 추가됐다. 일별 증감이 있긴 해도 4월에 비해 하루 확진자 수도 줄었다.
아직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하긴 이르지만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지가 된 중남미에서는 비교적 모범적인 선방이다.
중남미 내 쿠바의 좌파 우방인 베네수엘라와 니카라과의 경우 정부의 코로나19 통계에 대한 의구심이 안팎에서 제기되는 데 반해 쿠바에 대해서는 딱히 의혹의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쿠바가 성공적인 코로나19 통제 프로그램으로 모범이 되고 있다"고 표현했다.
관광 의존도가 높은 쿠바는 국경 통제를 비교적 늦게 시작했다. 경제난 속에 마스크 만들 천도 구하기 힘든 상황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들을 딛고 코로나19에 선방한 대표적인 요인은 쿠바의 풍부한 의료진이다.
쿠바는 잘 알려진 '의사 부국'이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쿠바의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는 8.4명(2018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의료 지출도 중남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튼튼한 의료 인프라는 보건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쿠바 정부는 수만 명의 가정 주치의와 간호사, 의대생들이 매일 모든 가정을 돌며 주민의 상태를 점검하도록 했다.
의사 리스 카바예로는 의대생과 함께 매일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자신이 담당하는 328가구를 방문한다.
그는 "뎅기열 유행 때도 이렇게 집집마다 방문한 적이 있어 낯설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아메리칸대의 윌리엄 리오그랜드 교수는 가디언에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나라는 서반구에 쿠바뿐"이라며 "보건 시스템 전체가 국민과 긴밀히 접촉하고 건강 이상이 생기면 곧바로 대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감염을 곧바로 파악하고 추적해 격리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쿠바의 보건체계는 이러한 전략을 수행하기에 매우 적합하다"고 말했다.
감염자 통제에도 철저했다.
중남미 대부분의 나라는 병상 부족으로 확진자 중에서도 중증 환자만 입원이 가능한 상황인데 쿠바는 확진자 전원을 국가 격리센터에 수용하고 치료했다.
이 역시 의사가 많기에 가능했다. 쿠바 정부는 극심한 의료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다른 나라들에 의료진을 파견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마스크 착용에 미온적이던 다른 서구 국가들과 달리 일찌감치 마스크 착용도 의무화했다.
의학저널 메딕 리뷰의 게일 리드는 가디언에 "쿠바의 진정한 성공은 전 세계 학자들이 효과적이라고 인정한 공중 보건조치들을 적용했다는 점"이라며 "성공해야 한다는 정치적 의지도 있었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6/08 04:4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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