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 속에서도 "베네수엘라가 요청한다면 연료 수출할 것"
미국 제재 여파로 연료난이 극심한 베네수엘라에 대해 멕시코 대통령이 베네수엘라가 요청한다면 연료를 팔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휘발유 수출 의사를 묻는 말에 "베네수엘라가 요청한다면, 그리고 인도적 필요성이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아직 멕시코에 휘발유 수출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기자가 미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수출할 것이냐고 재차 묻자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그렇다. 멕시코는 독립적인 주권 국가다. 스스로 결정하며, 다른 나라의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다른 이를 억압할 권리는 없다"며 "어떤 헤게모니도 한 나라를 압박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정권의 돈줄인 석유 산업을 옥죄고 있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의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자체 원유 정제 능력이 떨어진 탓에 다른 나라와 원유와 연료를 교환하는 거래로 연료 수요를 충당해 왔는데 미국 제재로 이러한 거래도 어려워졌다.
연료난이 심화한 베네수엘라는 최근 미 제재 '동지'인 이란으로부터 휘발유를 공수받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연료 거래에 관여한 유조선 등에 대해서도 제재를 준비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한 바 있다.
멕시코가 미 제재를 무릅쓰고 마두로 정권에 휘발유를 판매한다면, 미국과 멕시코 간의 갈등도 불가피하다.
다만 멕시코가 실제로 베네수엘라에 휘발유를 수출할 만한 상황인지는 불확실하다.
멕시코 역시 산유국이지만 자체 정유 역량이 떨어져 연료 수요의 7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중도좌파 성향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문제에 있어 마두로 정권과 '임시 대통령'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어느 편에도 서지 않은 채 '중립' 입장을 표방해 왔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6/16 06:1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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