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아르헨티나·페루, 전 국민 격리에도 확산세 계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남미 일부 국가들의 강도 높은 봉쇄가 5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마르틴 비스카라 페루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최근 다시 악화하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일요일 전면 통행 금지를 다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감염 확산의 주범으로 꼽힌 가족 모임도 금지됐다.
인구 3천300만명의 페루엔 지금까지 48만9천680명의 코로나19 확진자와 2만1천501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7월 들어 일일 확진자 수가 3천 명 선으로 줄며 안정세를 보였다가 다시 최근 6천∼8천 명씩의 확진자가 매일 추가되고 있다.
남미 콜롬비아는 전날 신규 확진자가 1만2천830명으로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누적 확진자는 41만 명으로 단숨에 40만 명대로 진입했고, 사망자는 1만3천475명으로 늘었다.
아르헨티나는 이날 사망자 5천 명 문턱을 넘었다.
인구 4천400만 명가량인 아르헨티나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26만911명이다.
코로나19 상황이 계속 악화하는 이들 남미 세 나라의 공통점은 일찌감치 전 국민 의무격리를 포함한 엄격한 봉쇄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3월 중순 이후부터 시작된 봉쇄가 5개월을 향해가지만 코로나19 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최근 조금씩 봉쇄를 완화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했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날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가 많은 나라 순위에서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페루가 각각 전 세계 4∼6위를 차지했다.
물론 상대적으로 봉쇄가 느슨했던 멕시코와 브라질의 상황도 안 좋긴 마찬가지지만, 콜롬비아 등은 긴 봉쇄에 따른 경제 충격과 국민이 격리 피로감까지 상당하다.
강제 격리 없이도 비교적 선방하고 있는 우루과이나 그나마 7월 이후 안정세가 유지되고 있는 칠레의 상황과도 대비된다.
엄격한 격리령 속에서도 감염자가 계속 늘어나는 것은 격리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애초부터 생계를 위해 격리 위반을 감수해야 하는 일용직 등 빈곤층이 많기도 한 데다 점진적인 봉쇄 완화와 맞물려 시민들의 준수 태도도 느슨해졌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상점 등이 규정을 어기고 영업하거나 시민들이 바비큐 파티, 축구 경기 등을 하다 적발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아르헨티나 조정선수 아리엘 수아레스는 "이제 (격리에) 지쳤다"며 무단으로 강에 나가 훈련해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들 국가 정부는 느슨해진 봉쇄의 고삐를 다시 조이면서 국민의 철저한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비스카라 페루 대통령은 "우리 모두가 원하는 상황으로 돌아가기 위해 한 걸음 후진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페루에 앞서 가족 모임 등을 금지한 아르헨티나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 자유는 논란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자유를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살아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8/13 08:1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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