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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뒤흔드는 부패 스캔들…전직 대통령 3명 연루 의혹
관리자 | 2020-08-21 |    조회수 : 1347
로소야 페멕스 전 사장이 17명 인사 비리 진술한 문서 유출

멕시코 전직 대통령들과 고위 관리들이 줄줄이 연루됐을 수 있는 대형 부패 스캔들이 멕시코 정계를 뒤흔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레포르마, 엘우니베르살 등 멕시코 언론에 따르면 현재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에밀리오 로소야 전 국영석유회사 페멕스 사장의 검찰 진술서가 유출돼 전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됐다.

8월 11일 날짜가 적힌 63쪽 분량의 이 문서에서 로소야는 엔리케 페냐 니에토(2012∼2018년 집권), 펠리페 칼데론(2006∼2012년), 카를로스 살리나스(1988∼1994년) 전직 대통령을 포함한 정계 인사 17명의 비리 사실을 진술했다.

로소야는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 취임 이후 2012∼2016년 페멕스를 이끈 인물로, 2012년 페냐 니에토 대선 캠프와 인수위원회에서도 활동한 전 정권 주요 인사다.

그는 브라질 대형건설사 오데브레시로부터 1천만달러(약 119억원)가량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추적을 받다 최근 스페인에서 체포된 뒤 지난달 송환됐다.

로소야는 진술서에서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과 루이스 비데가라이 당시 재무장관이 오데브레시로부터 받은 뇌물을 2012년 대선 자금으로 사용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페냐 니에토 집권 후인 2013∼2014년엔 에너지 개혁안 통과를 위해 의원 매수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16일 유튜브 등에는 당시 상원 공무원이 투명한 비닐봉지에 가득 담긴 현금을 받아들고 꼼꼼하게 세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로소야는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과 비데가라이가 당선에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뇌물과 횡령, 사기, 갈취 등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칼데론 전 대통령의 경우 오데브레시 자회사인 브라스켐이 페멕스와 유리한 계약을 하도록 했으며, 살리나스 전 대통령은 아들 사업에 특혜를 줬다고 로소야는 진술했다.

이밖에 현직 주지사인 전직 의원들과 전 장관, 2018년 당시 대선 후보들도 진술서에 비리 당사자로 언급됐다.

로소야의 진술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으며 로소야가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를 다른 이들에게 씌웠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 만연한 부패가 공개적으로 폭로됐다는 점만으로도 상당한 파문을 가져왔다.

멕시코 검찰은 이 문서의 진위를 확인해주지 않은 채 조사 중이라고 밝혔으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서가 진짜라고 말했다.

그는 "진술 내용이 다 사실이라는 것은 아니다. 검찰이 증거를 요청해야 한다"면서도 매우 중대하고 강력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악몽을 꿀까 봐 미처 다 읽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현 정권 출범 전까지 우파 보수 성향의 제도혁명당(PRI)과 국민행동당(PAN)이 89년간 장기 집권했던 멕시코에선 전직 대통령이 부패 혐의로 기소되거나 수감된 적이 없다.

오데브레시 스캔들이 브라질뿐만 아니라 중남미 전체를 뒤흔들 때도 멕시코는 한발 비켜서 있었다.

이번 문서에 언급된 이들 몇몇 인사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곧바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칼데론 전 대통령은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보복과 정치적 탄압"을 위해 로소야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8/21 01: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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