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새 헌법 제정 국민투표…여론조사에선 찬성 우세
칠레 새 헌법 제정 여부를 결정할 오는 10월 국민투표를 앞두고 25일(현지시간) 찬반 운동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10월 25일 1천400만 명가량의 유권자가 참여할 국민투표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독재 시절(1973∼1990년) 제정된 현행 헌법의 운명을 결정하는 투표다.
유권자들은 현행 헌법을 폐기하고 새 헌법을 제정하는 데 찬성하는지, 새 헌법 초안 작성의 주체는 누가 돼야 하는지를 선택하게 된다.
당초 4월에 치러지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된 이번 국민투표는 지난해 10월 불붙었던 칠레 사회 불평등 시위의 산물이다.
수도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이 도화선이 됐던 당시 시위는 임금, 연금, 의료, 교육 등 불평등을 부추기는 사회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만으로 확대되며 칠레 사회를 뒤흔들었다. 30여 명이 숨지기도 했다.
시위대는 국민의 기본권 등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는 현 헌법이 사회 불평등의 뿌리가 됐다고 주장했고, 정치권은 이를 수용해 국민투표를 약속했다.
시위 당시부터 지금까지 여론은 새 헌법 제정에 무게를 싣고 있다.
조사기관 악티바 리서치의 지난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3%가 새 헌법을 지지하거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답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현행 헌법을 유지하자는 응답은 9.9%에 그쳤다.
보수층을 중심으로 한 새 헌법 반대론자들은 칠레의 안정을 위해선 일부 개정이 낫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전히 불안한 칠레의 코로나19 상황은 이번 국민투표의 또 다른 변수다.
인구 1천만 명 이상 국가 중 인구 대비 코로나19 감염자가 가장 많은 칠레는 6월 7천 명을 웃돌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2천 명 미만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신규 확진자의 절대 규모는 여전히 커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국민투표 찬반운동도 주로 소셜미디어나 방송 등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대통령과 의회는 국민투표 시행이 국민 보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 투표 하루 전에라도 연기를 결정할 수 있다.
감염 우려 속에서도 투표 참여 의사는 높다.
전날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조사에선 응답자의 78%가 국민투표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8/27 00:3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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