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소셜미디어 등에서 최대 160불에 배달원 계정 사고팔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중남미에 배달원 구직자가 늘면서 배달 앱에 등록된 배달원 계정을 불법으로 사고파는 일도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선 중남미의 대표적인 배달 앱 '라피'(Rappi)의 배달원 계정이 하나당 최대 160달러(약 18만5천원)에 팔리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피는 콜롬비아에 본사를 둔 배달 앱으로 일본 소프트뱅크의 투자 등을 받으며 중남미 전역에서 급성장해 현재 15만 명이 배달원으로 등록돼 있다.
오토바이나 자전거, 자동차 등 운송수단만 있으면 손쉽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베네수엘라 이민자 등이 주로 배달원으로 일해왔는데 최근 코로나19로 실업률이 치솟으며 배달원 구직자가 더욱 늘었다.
최초 배달원 등록 자체는 무료지만, 배달 중 폭력을 행사하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하거나 평가 기준에 못 미치면 등록이 취소돼 더 이상 일할 수 없다.
이렇게 계정이 삭제된 사람들이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다른 이의 계정을 돈을 주고 사는 것이다. 판매 목적으로 계정을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배달원들은 구체적인 사유도 알지 못한 채 하루아침에 일방적으로 등록 취소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선 배달원들이 등록 취소와 평점 시스템 등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로이터가 콜롬비아에 있는 라피 배달원 10여 명을 인터뷰한 결과 이중 4명이 다른 이의 계정을 샀다고 답했다.
이중 한 명은 "난 가장이고 아내와 아들이 있다. 계정을 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멕시코에서도 이러한 배달원 계정 불법 거래가 흔하며, 우버이츠 등 다른 배달 앱도 마찬가지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문제는 배달 앱을 이용하는 고객이 앱에 표시된 배달원의 프로필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부적절한 행위로 배달원 자격을 박탈당한 사람도 다른 이의 명의를 빌려 계속 일할 수 있게 된다.
라피 측은 로이터에 배달원 계정 불법거래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전하며, 전담팀이 불법 활동을 감시하는 한편 배달원 계정의 진위를 실시간 확인하는 장치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9/23 00:0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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