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페루·콜롬비아·에콰도르, 불법조업 맞서 협력 강화하기로
남미 바다로 몰려간 대규모 중국 원양어선단의 '싹쓸이 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남미 국가들이 불법 어업 행위에 맞서 공동 대응을 약속했다.
남미 칠레와 페루, 콜롬비아, 에콰도르 정부는 자국 해역 인근에서 이뤄지는 외국 어선들의 조업과 관련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고 각국 외교부가 4일(현지시간) 밝혔다.
태평양을 접하는 이들 남미 4개국은 공동 성명에서 자국 해역 인근 공해상의 외국 어선 출몰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불법 조업을 예방하고 맞서기 위해 함께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국가들은 또 이를 위해 협력과 실시간 정보 교환 등을 강화할 것이라며, 남미 지역 해양 자원 보호를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공동 성명에선 특정 국가를 언급하진 않았으나, 태평양 해상에서 대규모로 조업하고 있는 중국 어선단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AFP통신도 "성명이 중국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환경단체들은 이 지역에 중국 어선단이 대규모로 출현하는 것을 거듭 경고해왔다"며 "남미 국가들이 중국의 위협에 맞서 힘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남미 인근 태평양 해상엔 대왕오징어 이동 경로를 따라 어선 수백 척이 조업 중이다. 우리나라 어선 등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중국 국적 어선으로 알려졌다.
에콰도르는 지난 7월 갈라파고스 제도 인근 공해상에서 조업하는 300척가량의 중국 어선에 경계심을 표시하며 군을 동원해 감시를 강화했다.
중국 어선은 과거에도 갈라파고스 해역에 침입해 희귀 어류를 잡다 적발된 전력이 있어 국제사회는 물론 환경단체들도 대규모 중국 어선단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같은 비판 속에 중국 정부가 갈라파고스 인근에 금어기를 설정한 이후엔 어선단이 페루와 칠레 인근 해상까지 남하해 오징어 조업을 이어가고 있다.
공해상 조업이 불법은 아니지만, 문제는 어선단의 규모다.
남미 국가들은 수백 척의 중국 어선이 공해와 자국 영해를 넘나드는 어류를 싹쓸이하면 자국 수산업은 물론 해양 생태계도 위협받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일부 중국 어선들은 위치 추적 장치까지 끄고 조업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 정부도 앞장서서 중국을 비판하기도 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11/05 09:02 송고
106.253.23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