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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야당 보이콧 속 오는 6일 '반쪽' 의회선거
Admin | 2020-12-04 |    조회수 : 1447
마두로 국회 장악 시도…과이도 등 야당 "선거 사기" 불참

정치 혼란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오는 6일(현지시간)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다.

주요 야당의 보이콧 속에 진행될 '반쪽 선거'라 정치 혼란은 오히려 더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선거에선 5년 임기의 국회의원 277명을 선출한다. 현 의원 정수보다 110명이 늘어난 인원이다.

100개 이상의 정당에서 1만4천400명의 후보가 등록했으며, 2천만 명 이상의 국민에게 투표권이 주어진다.

후보 숫자로 보면 직전 2015년보다 3배 이상 많지만 유권자 선택의 폭은 더 좁아졌다. 주요 야당들이 대부분 불참을 선언한 탓이다.

현재 베네수엘라 국회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장악하지 못한 유일한 국가 기관이다.

야당이 다수를 점한 국회는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주축으로 마두로 정권에 맞서왔다.

국회를 무력화하기 위해 자체 제헌의회도 구성하고, 여당 날치기로 의장 선거도 시도했던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선거를 통해 눈엣가시인 국회를 장악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회를 배제한 채 대법원을 동원해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주요 야당의 지도부도 강제로 해체했다.

그러자 야권은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질 리 없다고 보고 보이콧을 선언했다. 과이도 의장 소속 정당을 포함해 30개가량의 야당이 선거에 불참하기로 했다.

이번 선거를 '사기'로 규정하는 과이도 의장은 현 의원들의 임기 연장 여부를 묻는 자체 투표를 내주 중에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마두로 대신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수반으로 인정하는 미국, 유럽연합 등도 선거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맞서 마두로 대통령은 정당한 선거라는 점을 강조하려 애쓰고 있다.

손쉬운 승리가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전날 "야당이 승리하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작은 니콜라스라는 뜻의 '니콜라시토'로 불리는 마두로 대통령의 외아들 니콜라스 에르네스토 마두로 게라(30)도 의원직에 도전한다.

과거 마두로 정권의 제헌의회 구성이나 날치기 의장 선출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의회 선거 결과도 야당과 국제사회의 인정과 지지를 얻지는 못하겠지만, 야권의 입지가 더 좁아질 가능성은 있다.

지지부진한 마두로 퇴진 운동 탓에 과이도 의장의 입지가 약해진 상황에서 이미 선거 보이콧 여부를 놓고 야권 내부에서 분열이 표면화됐다. 마두로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무늬만 야당'인 온건 세력에 힘을 실어줘 야권을 더욱 약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또 과이도 의장이 여러 나라에서 '임시 대통령' 지위를 인정받은 것은 대통령직 승계 대상인 국회의장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의원 임기를 넘긴 과이도 의장을 대통령으로 인정할 명분도 다소 흔들린다.

결국 불완전한 이번 선거가 베네수엘라의 오랜 정치·사회 혼란과 경제난, 그로 인한 국민의 엑소더스에 해결의 실마리를 줄 것이라고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과이도 의장은 전날 "마두로는 정당성 확보엔 관심이 없고 민주주의 파괴만 시도하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EFE통신은 보도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12/03 02:2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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