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언론인, '오랜 친구' 장관에게 전화해 백신 미리 접종
아르헨티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새치기 접종' 스캔들이 불거져 보건장관 경질로 이어졌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히네스 곤살레스 가르시아 보건장관의 사임을 요청했다고 현지 텔람통신 등이 보도했다.
한 언론인이 장관에게 개인적으로 부탁해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실이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친정부 성향으로 알려진 언론인 오라시오 베르비츠키(79)는 이날 오전 라디오 칼럼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실을 밝혔다.
그는 "백신을 맞기로 하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아봤다. 장관이 되기 훨씬 전부터 알았던 오랜 친구 곤살레스 가르시아에게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이후 장관이 알려준 국립병원으로 가서 의료진으로부터 백신을 맞았다고 베르비츠키는 설명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12월부터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V 백신을 받아 의료진에게 투여하고 있다. 물량이 충분하지 않아 이번 주에야 70세 이상 고령자로 접종 대상을 넓혔다.
베르비츠키가 접종 차례가 오기도 전에 '장관 친구 찬스'를 써서 새치기 접종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곤살레스 가르시아 장관을 불러 소명을 요구했고, 결국 경질을 결정했다고 텔람통신은 전했다.
베르비츠키도 출연하던 라디오 방송국에서 해고됐다.
아르헨티나에선 이전에도 정치인 등의 새치기 접종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남미 페루에서도 마르틴 비스카라 전 대통령과 보건·외교장관 등 고위층을 포함한 487명이 일찌감치 몰래 백신을 맞은 사실이 드러나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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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2/20 09:1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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