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력 떨어져" 지적…브라질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 커
국제사회의 기부로 조성되는 '아마존 기금' 운영을 파행시킨 브라질 정부가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를 이유로 국제사회에 금융 지원을 요청하는 것을 두고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 등 주요 언론은 브라질 정부의 반(反)환경적 행태 때문에 '아마존 기금'이 묶여 있는 상태에서 국제사회가 선뜻 금융 지원에 나설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아마존 기금'은 2008년 창설 이래 34억 헤알(약 6천800억 원) 정도가 조성됐다. 노르웨이가 90% 이상을 부담했고 나머지는 독일과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가 냈다.
브라질에 2019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부 들어선 이후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가 극성을 부리는 데다 브라질 정부가 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겠다고 밝히자 노르웨이가 신규 기부 계획을 취소하면서 2019년 8월부터 '아마존 기금' 운용이 중단돼 29억 헤알 정도가 2년째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기금운용 중단 이후 브라질과 유럽 국가들이 갈등을 계속했다.
유럽의회 의원들은 지난해 6월 브라질 하원에 서한을 보내 유럽연합(EU)-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환경 문제를 주요 기준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독일, 덴마크,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영국, 벨기에 등 유럽 8개국은 아미우톤 모우랑 브라질 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브라질산 제품에 대한 보이콧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히카르두 살리스 브라질 환경부 장관은 1년 안에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을 40% 정도 줄이려면 10억 달러(약 1조1천200억 원) 정도의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날에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후보 시절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를 위해 전 세계와 협력해 200억 달러 규모를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사실을 언급하면서 "200억 달러의 5%인 10억 달러 정도면 매우 합리적인 액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라질 내에서도 금융 지원에 대한 반대가 심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을 불태워 버린 것처럼 보우소나루는 바이든의 돈을 태워서 없앨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마존의 수호자'로 불리는 카야포 원주민 부족 지도자 하오니 메투크티레 족장은 지난주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내는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환경 보호 약속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4/23 03:25 송고
106.253.23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