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연속 전국 시위에 6명 사망…두케 대통령 "의회에 법안 폐기 요청"
세수 확충을 위한 세제개편을 추진하던 콜롬비아 대통령이 사상자까지 나온 격렬한 항의 시위에 못 이겨 결국 계획을 철회했다.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 재무부가 발의한 세제개편안의 폐기를 의회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두케 대통령의 그러면서 재정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의회가 신속하게 뜻을 모아 새 개편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콜롬비아 정부는 소득세 징수 기준을 낮춰 납세자를 늘리고 일부 부가가치세 면세 혜택을 폐지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세제개편안을 내놨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법안 반대 목소리가 나온 가운데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여론의 반발이 격렬한 거리 시위로 표출됐다. 시위대는 개편안이 중산층과 서민의 세 부담만 늘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28일 수도 보고타와 메데인, 칼리, 바랑키야 등 주요 도시에서 시작된 시위는 나흘 연속 계속됐다.
저항이 거세자 두케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기존 개편안에서 일부 후퇴할 뜻을 밝혔으나, 지난 1일 노동절 대규모 시위를 막지는 못했다.
격렬한 시위 속에 사상자도 속출했다.
콜롬비아 인권옴부즈맨에 따르면 칼리에서 3명, 보고타와 네이바에서 각각 1명씩 시위자가 숨졌고, 소아차에서는 경찰관 1명이 숨지는 등 총 6명의 시위 사망자가 나왔다.
또 전국에서 민간인 179명, 경찰 216명이 부상했다.
도로 봉쇄와 방화, 기물 파손 행위 등도 이어지자 정부는 질서 유지를 위해 군대 투입 방침까지 밝혔다.
결국 이날 두케 대통령이 백기를 들자 일부 시위대는 냄비를 두드리며 환호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좌파 야당 소속의 이반 세페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청년들과 사회단체, 시민들이 정부에 승리했다"며 "정부가 똑같은 개편안을 치장해서 들고나오진 않길 바란다. 시민들은 꼼수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5/03 06:5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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