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좌파 대부' 룰라, 대선 행보 강화…정적도 끌어안기
Admin | 2021-05-24 | 조회수 : 1269
중도진영 멘토 전직 대통령과 회동…"내년 대선판도에 큰 영향"
브라질에서 '좌파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대선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지율 상승세에 힘입어 중도 진영을 끌어안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상파울루시에서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전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4년여 만에 이루어진 두 사람의 만남은 연방대법관과 법무·국방장관을 지낸 네우손 조빙의 주선으로 이뤄졌으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독단적 국정운영 행태와 민주주의 위기, 코로나19 극복 방안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룰라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 카르도주 전 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을 올리고 "브라질과 민주주의, 보우소나루 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실망감 등 긴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브라질 언론은 과거 정치적 경쟁 관계였던 두 사람의 만남을 '역사적 회동'으로 표현하면서 내년 대선에 미칠 영향에 주목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룰라-카르도주 회동은 내년 대선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특히 룰라 전 대통령이 중도 진영을 끌어들이는 데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 사람은 브라질에서 군사독재정권(1964∼1985년)이 종식되고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후 혼란기를 거쳐 치러진 1994년과 1998년 대선에서 두 차례 맞붙었다.
중도 브라질사회민주당 소속인 카르도주는 두 차례 대선에서 모두 승리하며 1995년부터 2002년까지 8년간 집권했다.
이어 좌파 노동자당의 룰라는 2002년 대선과 2006년 대선에서 잇따라 승리하며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역시 8년간 집권했다.
퇴임 이후에도 카르도주는 중도 진영의 원로 정치인이자 멘토로 인식되고 있고, 룰라는 좌파 진영에 여전히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력 정치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룰라 전 대통령에게 부패 혐의로 선고된 실형을 무효로 한다고 결정했으며, 이에 따라 룰라는 정치적 권리를 회복하고 대선 출마도 가능하게 됐다.
이후 룰라 전 대통령은 국내외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내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지난 12일 나온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의 대선주자 예상 득표율 조사 결과를 보면 룰라 전 대통령은 41%를 기록해 보우소나루 대통령(23%)을 18%포인트 격차로 앞섰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룰라 전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대통령 두 사람이 결선투표에서 맞붙으면 득표율이 룰라 55%·보우소나루 32%로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5/22 04:0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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