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모리와의 격차 6만 표가량…아직 공식 당선자 발표 없어
페루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 후보 페드로 카스티요(51)가 최종 결과 발표에 앞서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다.
11일(현지시간) 현재 페루 국가선거관리사무국(ONPE)은 지난 6일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의 개표를 모두 완료한 채 개표 과정에서 추가 검토대상으로 분류된 투표용지를 재검토해 속속 결과에 반영하고 있다.
현재 자유페루당 카스티요의 득표율이 50.17%(882만4천199표), 우파 민중권력당 게이코 후지모리(46) 후보는 49.83%(876만6천213표)를 기록 중이다.
격차는 0.34%포인트, 약 6만 표 차이다. 재검토를 마친 표가 추가되면서 격차는 미세하게 줄어들고 있다.
선거당국은 아직 대선 승자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이기도 한 후지모리 후보는 대선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음을 시사하며 약 20만 표를 무효로하고 30만 표를 재검표 해야 한다고 요청한 상태라 결과가 뒤집힐 수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현지 언론은 전망했다.
미주기구(OAS) 선거감시단은 이날 낸 예비보고서에서 "페루 대선은 바람직한 절차로 진행됐다"라며 "심각한 선거 부정을 발견할 수 없었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대선 후보들은 제기된 모든 이의가 해소될 때까지 승리를 선언하지 말아 달라"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카스티요 후보는 논란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날 밤 실질적인 당선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는 "페루 국민이 깨어 있기를 바란다"며 박빙 상황을 이어가고 있는 재검토 상황에 마지막까지 촉각을 곤두세워달라고 당부했다.
중남미 전·현직 좌파 지도자들은 카스티요의 승리를 기정사실로 하며 일찌감치 축하를 건넸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페루 '대통령 당선인' 카스티요와 통화했다며 "중남미를 위해 힘을 합치고 싶다는 바람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공식 발표도 나오기 전에 나온 성급한 축하 인사에 페루 외교부는 대사관을 통해 아르헨티나에 항의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도 축하에 동참했다.
이와 함께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와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 전 에콰도르 대통령 등 과거 중남미 '좌파 블록' 지도자도 일제히 당선 축하 인사를 했다.
카스티요 후보가 속한 사회주의 정당 자유페루당의 블라디미르 세론 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전 세계 여러 정상이 카스티요 승리를 축하했다. 그가 국제적으로 확고한 정통성을 가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6/12 10:5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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