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 당선자가 최근 니카노르 두아르테 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하얀색 양말에 샌들을 신은 편안한 차림으로 참석해 물의가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파라과이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 '성직자의 샌들'이 유행을 일으키고 있다.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 위치한 한 쇼핑 센터의 상인 크리스피니아노 마르티네스는 루고 당선자의 트레이드 마크인 이 샌들이 파라과이 남성들의 눈길을 잡아끌고 있다고 말했다.
마르티네스는 "무더운 날씨와 활동하기 편하다는 점에서 그동안 파라과이 남성들은 보통 가죽 슬리퍼를 구입해왔다"며 "그러나 루고 신부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그의 샌들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장과 넥타이 차림을 기피하는 남미 지도자는 비단 루고 당선자만이 아니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의장은 군복을 벗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며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의 전 대통령은 구아이아베라(작업복과 비슷한 셔츠형 자켓), 에보 모랄레스 볼레리아 대통령은 화려한 색깔의 인디언풍 장식이 들어간 검은색 코트를 입고 공식석상에 나타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루고 당선자는 그가 남미 국가의 열대성 더위를 대처하기 위해 샌들을 몇 년 째 착용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샌들을 신을 것이다. 샌들은 나의 일부다"고 말했다.
한편 전 가톨릭 주교이자 덥수룩한 턱수염과 단추를 채우지 않은 하얀색 셔츠 차림으로 현 대통령과의 만남에 나섰던 루고 당선자는 오는 8월부터 대통령으로서의 임무를 공식 수행하게 된다.
뉴시스 정옥주기자 channa224@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