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과 승무원 131명을 태운 엘살바도르 국적의 여객기가 30일 오전 온두라스 테구시갈파의 톤콘틴 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를 벗어나 동체가 부서지면서 해리 브라우티감 중미은행 총재 등이 사망하고 온두라스 군사령관이 부상하는 등 주변국 고위급 인사들이 사고를 당했다.
온두라스 당국은 현재 최소한 5명이 사망하고 65명이 부상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기는 중미지역 5개 항공사로 구성된 TACA 항공그룹 소속의 A-320기로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출발, 산 살바도르를 경유해 목적지인 테구시갈파에 도착하던 중 활주로를 벗어나 20m 높이의 둑을 무너뜨리고 공항 주변도로로 넘어가 6대의 승용차들과 충돌하면서 세 조각이 났다고 공항 관계자들이 말했다.
사고 여객기에서 연료 7천500리터가 흘러나왔으나 다행히 폭발하지 않아 더 큰 참사를 피할 수 있었다.
노르만 가르시아 온두스 산업.교역장관은 사고 당시 시계가 좋지 않았던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공항상공에 구름이 끼어있어 조종사는 첫 착륙에 실패한 후 재착륙을 시도하던 중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온두라스에서는 올해 시즌 1호 허리케인 알마가 통과한 후 비가 계속되고 습기가 많은 날씨였다.
사망자 가운데는 여객기 조종사와 '경제통합을 위한 중미은행' 총재인 해리 브라우티감(니카라과 국적)과 온두라스 주재 브라질 대사 브라이언 마이클 프레이저의 부인이 포함되어 있다.
마누엘 셀레야 온두라스 대통령은 부상자들이 수용된 병원을 방문, 위로하며 앞으로 위험한 톤코틴 공항 대신에 테구시갈파에서 북쪽으로 80여km 떨어져 있는 팔메롤라 공군기지를 국제선 공항으로 이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메롤라 공군기지는 온두라스 공군이 미군과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항으로 활주로가 넓고 최신설비를 갖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온두라스 톤콘틴 국제공항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활주로가 짧아 조종사들 사이에서는 중미에서 가장 위험한 공항으로 꼽혀왔다.
지난 1959년에 출범한 TACA 항공그룹은 지난 1997년 중미지역 항공사를 흡수하면서 중미 지역에서는 최대 항공사로 성장했다.
(테쿠시갈파<온두라스> AFP=연합뉴스)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