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7일부터 법정통화로…"임금·연금은 계속 달러로 지급"
세계 최초로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 사용 활성화를 위해 국민 1인당 30달러(약 3만4천원)어치의 비트코인을 지급하기로 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밤 국영 TV에서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과 관련한 세부 계획을 설명하면서 비트코인 '선물' 계획도 밝혔다고 AFP·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지갑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고 등록하기만 하면 3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법은 밝히지 않았다.
중미 엘살바도르에선 오는 9월 7일부터 비트코인도 진짜 돈 지위를 인정받게 된다. 여당이 장악한 엘살바도르 국회는 이달 초 달러 외에 비트코인도 법정통화로 채택하는 법안을 속전속결로 통과시켰다.
엘살바도르 국민의 70%가 은행 계좌가 없을 정도로 기존 금융 시스템 이용도가 낮은 데다 미국 등 이민자들의 본국 송금액이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엘살바도르 이민자들이 본국의 가족과 친척 등에게 보낸 돈은 59억달러(약 6조6천580억원)가 넘는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훨씬 쉽고 저렴한 송금이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이미 650만 국민 중 5만 명 이상이 비트코인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9월 이후에도 비트코인 사용은 개인의 선택이며, 임금과 연금은 계속 달러로 지급된다고 대통령은 밝혔다.
이전에도 여러 면에서 튀는 행보를 보여온 39세의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사용이 투자 유치와 소비 확대 등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비트코인 띄우기에 나서고 있지만, 안팎에서 회의적인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하는 것은 많은 거시경제·금융·법적 이슈를 제기한다"고 우려했고, 세계은행은 비트코인 통화 채택을 위한 엘살바도르의 기술 지원 요청을 거부한 바 있다.
한편 비트코인 자동입출금기(ATM) 업체인 아테나 비트코인은 전날 100만달러를 투자해 엘살바도르 내에 1천500개의 비트코인 ATM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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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6/26 01:5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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