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심각한 식량위기를 겪고 있는 아이티에 대해 현금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고 현지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을 수행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고 있는 식량안보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은 전날 "아이티의 식량위기 해소를 돕기 위해 현금 140만달러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는 앞서 지난 4월에도 아이티에 식료품 14t과 현금 20만달러를 지원한 바 있다.
브라질 정부는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아이티 재건을 위해서는 군병력을 통한 치안불안 해소보다는 경제개발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말 아이티를 방문한 룰라 대통령도 식량위기 해소를 위한 농업 발전과 에너지 및 인프라 부문에 대한 지원 계획을 전달하고 아이티에 주둔 중인 유엔 평화유지군 내 브라질 병력에 건설 지원을 위한 기술병 규모를 늘리겠다는 뜻도 밝혔다.
브라질은 지난 2004년 아이티에서 장-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미국의 요청에 따라 구성된 유엔 평화유지군을 지휘하고 있다. 아이티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은 7천60명이며, 이 가운데 브라질군은 1천200명이다.
브라질 정부는 또 지난달 16~17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 열린 유럽연합(EU)-중남미.카리브 정상회의 기간 아이티 지원을 위한 국제기금 창설을 제의하기도 했다.
중남미 최빈국 가운데 하나인 아이티의 경제 상황은 현재 전 국민의 80% 이상이 하루 평균 2달러 이하 소득으로 생활하는 등 극도로 열악한 형편이며, 이 같은 현실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2004년의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