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지역에 거주민 없어…분홍 이구아나 서식지도 일단 안전"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가장 높은 화산인 울프화산이 7년 만에 분화했다.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국립공원 관리당국은 7일(현지시간) "전날 자정 무렵 이사벨라섬 북쪽 울프화산의 분화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현재 용암이 남쪽으로 흐르고 있으며, 화산이 뿜어낸 연기와 재 기둥이 1천900∼3천800m 상공까지 치솟아 섬 북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국립공원 측은 설명했다.
울프화산은 해발 1천707m로, 갈라파고스 제도의 여러 활화산 중에서도 가장 높다.
가장 가까운 거주지역에서도 100㎞ 이상 떨어져 있어 이번 화산 분화로 위험에 처한 주민들은 없다.
다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공원 관리자와 연구자 8명이 이날 오전 현장에서 대피했다고 공원 측은 밝혔다.
울프화산은 멸종위기종인 분홍 이구아나의 전 세계 유일 서식지이기도 하다.
분홍 이구아나는 1986년 처음 발견돼 2009년 독립 종으로 인정된 희귀종으로, 지난해 8월 연구팀은 이 동물이 단 211마리만 남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국립공원 측에 따르면 현장 연구팀은 다행히 이구아나 서식지가 화산 분화지역에서는 다소 떨어져 있어 추가 보호조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울프화산의 이전 폭발은 7년 전인 2015년이었다. 33년 만이었던 당시 분화 때도 분홍 이구아나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으나 피해는 없었다.
에콰도르 서쪽 해안에서 1천㎞ 떨어진 태평양에 있는 갈라파고스 제도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으로, 고립된 환경 탓에 독특한 동식물이 다수 서식한다.
19세기 영국 생물학자 찰스 다윈이 이곳에서 진화론의 영감을 받기도 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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