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통령 "가장 우려스러운 생태계 재앙"…비상사태 선포
통가 해저화산 폭발의 여파로 남미 페루에서 발생한 해안 기름 유출로 20개 넘는 해변이 검게 물들면서 페루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페드로 카스티요 페루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수도 리마 북쪽 벤타니야 해변의 기름 유출 현장을 찾아 국가 기후 비상사태로 선포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현지 안디나통신 등이 보도했다.
카스티요 대통령은 "최근 페루 해안에서 발생한 것 중 가장 우려스러운 생태계 재앙"이라며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정부가 수습을 지휘하겠다고 밝혔다.
페루 태평양 해안에 6천 배럴에 달하는 기름이 유출된 것은 지난 15일이다.
1만㎞ 넘게 떨어진 남태평양 통가의 해저화산이 폭발한 후 페루 해안에도 이례적으로 높은 파도가 쳤고, 인근 정유시설에서 하역작업을 하고 있던 유조선에서 기름이 유출됐다.
페루 당국에 따르면 피해 지역은 총 21개 해변의 육지 170만㎡와 바다 120만㎡에 달한다. 전체 육지 피해 면적은 서울 여의도(290만㎡)의 0.59배, 바다 피해 면적은 여의도의 0.41배 정도다.
해변엔 검은 기름 띠와 함께 바닷새 등 해양 동물의 사체도 발견됐다.
페루 정부는 기름 유출이 발생한 라팜피야 정유소를 소유한 스페인 에너지기업 렙솔이 이 "최악의 생태계 재앙"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라팜피야 정유소 대변인은 회사 측에는 책임이 없다며 제때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지 않은 페루 측을 비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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