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대통령 기자회견서 "목숨 위협 느낀다"던 기자 살해돼
멕시코에서 올해 들어 벌써 3명의 언론인이 살해당했다.
25일(현지시간) 멕시코 언론들에 따르면 여성 언론인 루르데스 말도나도 로페스(68)가 지난 23일 북부 바하칼리포르니아주 티후아나의 자택 밖에 세워진 차 안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멕시코에서 올해 들어 살해된 3번째 언론인이며, 지난 17일 역시 집 근처에서 총에 맞은 사진기자 마르가리토 마르티네스에 이어 티후아나에서만 두 명째다.
말도나도는 지난 2019년 3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의 정례 기자회견에 참석해 "목숨을 잃을까 두렵다"며 도움을 호소한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그는 지역 유력 정치인이 사주로 있는 언론사와 법적 분쟁을 겪는 과정에서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사태 해결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4월에도 말도나도의 차량이 총알 세례를 받은 적이 있었다.
시민단체 '아티클19'는 말도나도가 티후아나의 정치권 부패 등을 다뤄왔으며 이전에도 업무와 관련해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말도나도의 죽음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며 "우린 진실을 규명해 언론인 피살이 계속되는 것을 막아야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선 2019년 말도나도의 호소 이후 그를 도왔다고 말한 바 있다.
멕시코는 거의 매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언론인 살해 사건이 보고되는 국가다.
마약 카르텔 등의 범죄 활동이나 당국의 비리 등을 파헤치던 언론인이 목숨을 잃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아티클19는 2000∼2021년 멕시코에서 취재 활동과 관련해 살해된 언론인들이 모두 145명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멕시코 당국을 향해 "언론인 보호를 강화하고 협박과 비방 등 언론인을 겨냥한 공격을 막을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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