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가뭄 속에 하루에 300㎢씩 불타…악어·퓨마 등도 위험
아르헨티나 북동부에서 발생한 산불이 서울 면적(605㎢)의 13배에 달하는 숲과 습지를 집어삼키고도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인포바에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북동부 코리엔테스주에서 발생한 산불로 지금까지 7천852㎢의 땅이 불에 탔다.
코리엔테스주 전체 면적의 10분의 1에 가깝다.
항공기까지 동원한 진화 작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오랜 가뭄, 고온 건조한 날씨와 맞물려 산불은 매일 300㎢가량의 땅을 태우고 있다.
코리엔테스주 소방당국 관계자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22년간 근무하면서 이렇게 오래 지속된 가뭄도, 이렇게 큰 산불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산불은 아르헨티나 최대 습지인 이베라 국립공원의 생태계도 위협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엔 인근에 사는 악어와 퓨마 등이 불을 피해 달아나는 영상이 올라왔다. 버팔로 57마리가 불에 타거나 연기에 질식해 숨지는 등 동물들의 희생도 이어지고 있다. 살아남은 동물들도 새 서식지를 찾아 나서고 있다.
구스타보 발데스 주지사는 코리엔테스주를 '생태·환경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산불 진압을 위해 아르헨티나 전역의 다른 주(州)는 물론 이웃 브라질도 소방 인력을 지원했다.
발데스 주지사는 전날 트위터에 브라질 정부의 지원에 고마움을 표시하며 "비상 상황을 맞아 미국에도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금까지 산불로 인한 경제 손실이 200억 페소(약 2천200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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