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으로 중남미 각국 3월 물가상승률 예상치 넘어
중남미 각국에 예상보다 더 가파른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칠레는 8일(현지시간) 3월 한 달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9%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1993년 이후 30년 가까이 만에 최고치다.
로이터통신이 취합한 전문가 전망치 1.05%를 크게 웃돌았다.
연간 물가 상승률은 9.4%로, 2008년 이후 최고치이며, 중앙은행 목표치 2∼4%를 크게 벗어났다.
이날 발표된 브라질의 물가 상승률도 연 11.3%로, 블룸버그 전망치 11%를 웃돌았다. 3월 월간 상승률은 1.62%로, 1994년 이후 가장 가파른 물가 상승이었다.
앞서 발표된 중남미 다른 주요 국가들의 물가 인상률도 대부분 예상치를 상회했다.
3월 기준 멕시코의 물가 상승률은 연 7.45%, 페루는 6.82%, 콜롬비아는 8.53%에 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완화 이후 수요 증가와 글로벌 공급난 등으로 지난해부터 물가 상승이 이어지던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상승 속도를 더욱 높였다.
특히 서방 국가들의 대러 제재 등으로 연료, 식품, 비료 등의 가격이 급등해 가계에 직격탄이 됐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면서 중남미 각국의 금리 인상도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남미 각국 중앙은행들은 이미 다른 지역보다 먼저, 더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해왔는데, 가파른 물가 인상이 사회 불안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
물가 상승이 시위 사태로 이어진 페루는 전날 기준금리를 13년 만에 최고 수준인 4.5%로, 0.5%포인트 올렸다.
우루과이도 전날 금리를 1.25%포인트 큰 폭으로 인상해 8.5%에 이르렀다.
멕시코의 경우 지난달까지 금리를 7회 연속 인상했는데, 이후 발표된 3월 물가 지표는 추가 인상 압력을 키웠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앞서 칠레 중앙은행은 추후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고, 브라질은 5월 금리 인상 행진이 끝날 것임을 시사했는데, 예상보다 더 가파른 3월 물가 상승에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신흥시장 담당 수석연구원 윌리엄 잭슨은 블룸버그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상품 가격 변동성 확대는 모두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며 "이미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대응했던 통화정책 결정자들은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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